오늘 소개 해 드릴 곡은 베토벤의 " 코랄 판타지" 입니다.
정식 명칭은 "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와 합창을 위한 환상곡 작품 80"
(Fantasy for piano, vocal soloists, chorus, and orchestra Op.80) 입니다.
통상 우리는 "코랄 판타지; 합창 환상곡"이라고 간단히 부르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성가로 작곡 된 곡은 아니라고 하나, 베토벤이 곡을 먼저
쓰고 작사자 Christoph Kuffner에게 이 곡에 가사를 붙이도록
부탁 할 때 한 얘기와, 이 가사의 내용을 보면, "하나님께서 주신 평안
과 기쁨을 감사드리고 찬양하는 " 내용입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이 곡과 교향곡 9번의 4 악장 "환희의 송가"가 , 특히
연말에 자주 연주 됨을 봅니다.
그러나, 오케스트라의 편성이 크고, 수준 이상의 피아노 협연자와
합창단, 이 들을 이끌 유능한 지휘자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연주 자체의
이루어짐이 쉽지 않습니다.
다음에 소개 해 드리는 쿠프너가 쓴 가사 요지를 보시면, 교회에서 이
곡이 연주되는 이유가 더욱 확실히 이해되실 것입니다.
"깃이 흔들리듯, 부드럽고 달콤하게, 생명의 화음은
환란없는 그 곳에 핀 꽃 들 처럼 , 조용히 들려옵니다.
주 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평안과 기쁨이 내 맘 속에 찿아옵니다.
음악 소리는 영혼과 하늘을 날으며,
평안과 기쁨은 다시 우리에게 밀려옵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힘이 함께하는 참된 축복을 받으세요"
( 박 종우 역)
다른 사람이 쓴 가사라는 설도 있으나, 베토벤의 제자, 피아니스트
체르니가 확인한 대로 크리스토프 쿠프너 작사가 정설로 되어있습니다.
이 곡은 1808년에 작곡되었는데, 내용 상 1824년 작곡된 교향곡 9번
"환희의 송가"와 편성, 주제, 코드의 진행 , 곡의 구조등에 있어서 많은
비슷한 점을 보입니다. 여기에 대해 베토벤은 "더욱 규모가 크고,
웅장하게 썼다"고 대답하였고, 이 곡 들의 주제는 실제로 베토벤의
다른 곡, 리트 " Gegenliebe"(1795) 에 쓰인 적도 있습니다.
곡은 1악장 Adagio 와 2 악장 Finale , 단 두 악장으로 되어있습니다.
1악장은 C Maj- c minor - C Maj로 진행하며, 단 26소절 입니다.
짧다구요?
잠간 제 얘기 하나 하겠습니다,
1964년 가을, 저는 대학 오케스트라의 신참 2nd 프렌치 혼 주자로 이
곡을 같이 연주하게 되었고, 피아노 협연자는 서울 음대 정 진우 교수님
이셨습니다. 연주회 날이 임박하여 , 오케스트라와 ,협연자와, 합창단과의
첫 리허살에서 일어난 "사건" 입니다.
1악장은 피아노 만의 솔로입니다.
첫 노트 부터 "벼락"이 칩니다. 이어, 들릴듯 말듯 피아니시모의
시냇 물 소리는 크레센도로 순식간에 개울 물, 강물, 용틀임 치는 폭포수
로 변하고, 다시 "뇌성 벽력"- , 그리고 적막 - .
1악장이 끝나, 2악장 시작의 ' 다운 빗 '이 내려졌는데도, 치고 나와야 할
첼로와 콘트라베이스 섹션은 물론, 합창단, 모든 오케스트라 연주자가
음악에 취해 넋나간 표정으로, 미동도 없이 앉아있었습니다.
"아, 이게 '음악'이구나- , 이게 '베토벤' 이구나"-. 난생 처음 느낀 큰 "감동"
이었습니다.
물론,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정 교수님의 연주였기에 일어난 "사건"
이었을 것 입니다.
짧아? 그런 생각은 아예 할 틈이 없었습니다.
바로 이어지는 2 악장 Finale에서는 현, 목관, 금관 각 파트의 서로 다른 조합
으로 강과 시냇물, 골짜기와 산 봉우리를 쉼 없이 넘나들 듯이 진행합니다.
오보, 클라리넷, 4개의 현, 프렌치 혼이 피아노와 서로 서로 따로 어울려 주고
받으며 가다가 , Allegro ma non troppo 12소절 후에 이르러서 비로소 보이스 ,
소프라노와 앨토의 듀엣과 만납니다. 이 후, 남성 듀엣이 잠간 이어진 후,
드디어 힘찬 4부 합창이 가세합니다.
가끔 숨을 고르는 솔로, 듀엣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점점 강력해지며, 거기에
템포까지 빨라지는 presto 부터는 "9번 교향곡 4악장"을 연상 시키는 " 기쁘고
즐거워 고함치다시피"하는 패시지로, 강한 폴테시모로 진행하다가 , 합창은
abrupt cut-off 으로 마무리 되고, ,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강렬한 16소절 후주
후에 힘차게 끝을 맺습니다.
길고, 방대한 곡 입니다.
연주에 유의 할 포인트를 여기서 다 말씀 드린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우선 당장 급히 생각되는 세 가지만 간단히 언급하겠습니다.
첫째, 20분 연주시간입니다. 다른 곡들과 비교할 때 길지않은 곡 이라고는 하나
베토벤의 오케스트라, 솔로 보이스, 피아노, 합창을 위한 "합주 협주곡"
입니다.
곡 중 극적인 변화, 전환이 빈번합니다. 그 때마다 지휘자는 당연히
다른 "칼라"를 보여야 합니다.
정말 어렵습니다.
둘째, 대학 시절, 합창 가사를 원어인 독일어로 부르는 것에 문제가 없었습니다.
고교 시절 독일어를 배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가대는 다릅니다.
그래서 저희는 박 종우 역 한국어 가사를 사용하였습니다.
좋았습니다.
셋째, 교회에서 연주 할 때, 보칼(vocal) 솔로이스트를 더블로 썼습니다.
음량과 핏치의 안정을 위해서 였습니다.
이 곡을 준비하고, 연주할 때 마다 그 과정에서 , 끝없이 , 한없이 생각해야
했습니다.
우리 말에 "가없다"는 단어가 있습니다. "끝이 없다"는 뜻입니다.
정말 "가없는 베토벤" 입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 ! !
May 2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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