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음악이 온통 '복음 성가'로 채워 진 요즈음 , 이 경향이 과연 전통 교회 음악을 계승한 본류가 될 수 있느냐 하는 논난은 젖혀 놓고, 저에게 지금까지 가장 인상 깊게 듣고, 생각하고, 직접 해본 많은 연주를 통해 감동한 복음 성가를 하나 들라고 한다면 , 저는 주저함 없이 고형원의 "부흥" 을 선택합니다
악보에는 단순히 멜로디와 기타 코드만 적혀있어 , 시작이 막막하기도 하나, 반면에 제가 원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 곡은 1997년 발표되어 , 때 마침 닥친 ' IMF' 시절을 맞아 선풍적 인기를 타고 전파 됩니다.
" 이 땅의 황무함을 보소서 , 하늘의 아버지 긍휼을 베푸시는 주여---" 로 시작되는 가사와 노래는 속삭이듯 시작해서 점점 커지며 강력해져서 , 외치듯 절규하듯 이 곡을 다 부르고 나면, 마음 껏 온 힘을 다 해 기도 드리고 난 후 같은 후련함이 길게 남아 더욱 깊은 감동을 남깁니다.
작사, 작곡자 고형원은 1962년 생으로 , 그의 성장 배경은 특이하게 교회, 음악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습니다. 그는 서울 공고 출신으로 고려대 건축학과에 진학했고, 군 복무 후, 지병으로 복학하지 못하고, '예수 전도단' 에서 악보를 그리게 된 것이 교회 음악과의 첫 인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샘 솟듯 떠오르는 멜로디를 녹음 해 둔 후, 주위의 도움을 받아 악보 화 한 곡이 "부흥"이라고 매스컴은 전하고 있습니다.
이 곡의 연주들을 들어보면, 전부 다른 편곡에 연주 스타일도 모두 제 각각으로 다릅니다. 그리고, 음악성이나 개성을 논하기 전에 "노래 한다는 것" 에만 의미를 둔 듯 한 수준 이하의 연주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지금 부터 말씀 드리는 것은 제가 직접 연주 한 결과 , 가장 좋았다고 생각 되는 , 제 버존(version) 임을 염두에 두시고, 읽으시기 바랍니다.
곡은 4/4, G-Major, 45 소절로 되어있고, 템포는 안단테(andante), 4분음표 1분에 60 정도가 되겠습니다. 곡의 형식을 굳이 분류하라면,( A+A' +B ) 가 되겠지요.
우선 저는 본래의 곡에 전주 여섯 소절을 추가 합니다.
1-2 소절은 소절당 온음표 하나씩, 피아노 만 G 단음을 mp로 연주 합니다.
다음 3-4 소절은 피아노에 올갠이 가세하여, G -Major I code로 조용히 백업(support) 하며, 이때 피아노 만 한 소절당 2분음표 둘 씩으로 리듬이 바뀝니다.
5-6 소절은 여기에 베이스 기타가 가세하며, 피아노와 기타는 소절 당 ( 부점 붙은 4분 음표+ 8분 음표 + 부점 붙은 4분 음표 +8분 음표)(딴-따 딴-따) 의 리듬으로 바뀌며, 피아노는 코드로, 기타는 단음으로 진행하며, 올갠은 조용히 G Major I code로 계속 이어(sustain) 줍니다.
7 소절 부터 메조 피아노로 노래가 시작 됩니다.
이 곡에서는 흐름으로 보아 당연히 리듬이 멜로디 보다 우선 합니다.
즉, 합창의 딕션은 첫 줄 "이 땅의 황무함을 보소서 , 하늘의 하나님 , 긍휼을 베푸시는 주여 " 를 볼 때, 8분 쉼표 후에 시작 하는 '이 땅' 은 전혀 엑슨트(accent)가 없으며, '황' 이 중강박이 되고, 다음 소절 첫 노트 '보'에 강박, '하늘'은 엑슨트가 없고, 다음 소절 첫 노트 '하'(나님) 에 강박이 떨어 집니다. 이 리드믹 딕션 (rhythmic diction)의 패턴(pattern)은 끝 까지 여일하게 계속됩니다.
만일 합창이 이 리드믹 딕션을 무시하고 간다면 , 이 곡의 가장 중요한 모멘툼(momentum)을 잃게됨은 물론, 지루하고 밋밋해 지고 말 것입니다.
아울러 대단히 중요한 또 한가지는 합창이 각 모음과 자음의 발음을 통일해야 합니다.
한국인이 한국어를 하더라도 그 발음은 다 다릅니다. 지휘자는 이 것을 당연히 먼저 해결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함 으로써, 모든 합창 연주자가 함께 '잇고', '끊고', '숨을 같이 쉬게' 될 것입니다.
다시 곡으로 돌아가서,
노래가 시작 되는 7 소절 부터 21 소절(A) 까지는 mp이고, 23-28소절은 메디움 (medium; m)으로 커지며, 28 소절 부터 크레센도 가 되어 ,29소절 첫 노트 '와' 는 엑슨트 있는 폴테이고,(여기 까지가 A') , 이어지는 1st ending( 33소절 ) 부터는 힘 껏 폴태시모로 '외치는' 패시지가 36 소절 까지 계속 되며, 37소절에 디크레센도 가 시작되어 38소절로 한 절이 끝 나고, 되돌이 표에 의해 맨 처음 '전주'로 돌아 갑니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전주 여섯 소절이 '간주' 가 되는 셈 입니다.
이렇게 반복하여 30 소절 까지 와서 , 이번메는 2nd ending 으로 들어가, 더욱 힘있는 폴테시모에다, 노트마다 '마르카토', '스폴짠도'가 되다가,45 소절 부터는 템포가 느려져서 , 더욱 힘차게 46 소절 끝을 맺습니다.
이 곡의 연주에 유의 할 점을 요약합니다.
첫째,리드믹(rhythmic) 할 것.
이를 위하여, 딕션을 통일하고, 확실한 리듬을 실어야 할 것입니다,
합창의 리듬은 4/4, 즉, '강-약- 중강- 약' 을 따릅니다.
그러나 이 곡은 ' 슬로 락' (slow Rock) 입니다. 따라서 베이스 기타는 4/4의 리듬을 따른다 하더라도, 피아노는 락 리듬 (Rock rhythm), 즉 , 4/4의 네번째 빗(beat)을 '강' 으로 , 두번째 빗을 '중강'으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합창과 반주가 합 해질때, '강-강 -강 -강'하는 ' 락' 의 리듬이 살게 될 것 입니다.
들째, 합창 대원은 가사를 암기하고, 지휘자를 주목 할 것.
이 곡은 악보를 보며, 듣고 나가는 식으로는 못 합니다.
해 보시면 압니다.
셋째, 시작 A는 메조 피아노 지만 A", B로 이행하며, 확실한 기본 다이나믹의 변화가 청중에게 느껴질 수 있도록 할 것.
이는 맨 마지막 부분, 폴테시모 +마르카토+ 스폴짠도 의 강도를 먼저 정하고 배분하는 것이 합리적 입니다.
넷째, 저는 위에 쓴 대로, 연주 할 때 , 타악기는 편성에서 제외합니다. 타악기 소리에
합창의 리듬이, 딕션이 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반주의 폴테시모는 합창의 딕션이 청중에게 확실히 전달 될 수 있을 만큼 크기를 줄이고 제한 할 것. 올갠은 시종 절제된 볼륨으로 따라주면 됩니다.
이 곡을 접 할 때 마다, 연주자와 청중 모두가 ,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며, 생각 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희망을 가져 봅니다.
Sept.22. 2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