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September 22, 2012

고형원의 "부흥"에 대한 소고

교회 음악이  온통  '복음 성가'로  채워 진  요즈음 , 이  경향이  과연  전통 교회 음악을  계승한  본류가  될  수 있느냐  하는  논난은  젖혀  놓고,    저에게  지금까지  가장  인상 깊게   듣고,  생각하고,    직접  해본  많은  연주를  통해   감동한  복음  성가를  하나  들라고  한다면 , 저는  주저함 없이    고형원의  "부흥" 을   선택합니다

악보에는  단순히  멜로디와  기타 코드만  적혀있어  , 시작이  막막하기도 하나,  반면에  제가  원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 곡은 1997년  발표되어 , 때 마침  닥친  ' IMF'   시절을  맞아  선풍적  인기를  타고  전파 됩니다.
" 이 땅의   황무함을  보소서 ,   하늘의  아버지    긍휼을  베푸시는  주여---"  로  시작되는  가사와  노래는   속삭이듯  시작해서  점점   커지며  강력해져서  ,  외치듯   절규하듯  이 곡을  다 부르고  나면,  마음 껏   온  힘을  다 해  기도 드리고  난  후 같은   후련함이 길게 남아   더욱  깊은   감동을   남깁니다.

작사, 작곡자  고형원은   1962년 생으로  , 그의  성장  배경은   특이하게  교회,  음악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습니다.  그는   서울 공고  출신으로   고려대  건축학과에  진학했고,  군  복무 후, 지병으로  복학하지  못하고,   '예수  전도단'  에서  악보를  그리게  된 것이  교회 음악과의  첫  인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샘 솟듯  떠오르는  멜로디를   녹음 해  둔 후,  주위의  도움을  받아   악보 화  한  곡이 "부흥"이라고   매스컴은  전하고  있습니다.

이 곡의  연주들을  들어보면,  전부  다른  편곡에   연주 스타일도  모두  제 각각으로  다릅니다. 그리고,  음악성이나  개성을  논하기 전에  "노래 한다는  것" 에만   의미를  둔 듯 한   수준 이하의  연주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지금 부터  말씀 드리는  것은   제가  직접  연주 한  결과 ,  가장  좋았다고  생각  되는 , 제 버존(version) 임을  염두에  두시고,  읽으시기  바랍니다.


곡은 4/4,  G-Major,  45 소절로  되어있고,  템포는  안단테(andante),  4분음표 1분에  60 정도가  되겠습니다.  곡의  형식을  굳이  분류하라면,( A+A' +B ) 가  되겠지요.

우선  저는  본래의 곡에  전주 여섯 소절을  추가 합니다.
1-2 소절은  소절당  온음표  하나씩,  피아노 만   G 단음을  mp로 연주 합니다.
다음 3-4 소절은  피아노에  올갠이 가세하여, G -Major I code로   조용히  백업(support) 하며, 이때  피아노 만   한 소절당  2분음표  둘 씩으로  리듬이  바뀝니다.
5-6 소절은  여기에  베이스 기타가  가세하며,  피아노와  기타는  소절 당 ( 부점 붙은 4분 음표+ 8분 음표 + 부점 붙은 4분 음표  +8분 음표)(딴-따  딴-따) 의  리듬으로  바뀌며,  피아노는  코드로, 기타는  단음으로 진행하며, 올갠은  조용히 G Major I code로  계속 이어(sustain)  줍니다.

7 소절 부터  메조  피아노로  노래가  시작 됩니다.
이 곡에서는  흐름으로 보아   당연히   리듬이  멜로디 보다   우선 합니다.
즉,  합창의  딕션은   첫 줄  "이  땅의  황무함을  보소서 ,   하늘의  하나님   , 긍휼을  베푸시는  주여 " 를  볼 때,  8분  쉼표  후에  시작 하는  '이 땅' 은   전혀 엑슨트(accent)가  없으며,  '황' 이 중강박이 되고,  다음 소절  첫  노트  '보'에  강박,   '하늘'은  엑슨트가  없고,   다음 소절  첫 노트  '하'(나님) 에  강박이  떨어 집니다.   이  리드믹  딕션 (rhythmic  diction)의  패턴(pattern)은  끝 까지  여일하게  계속됩니다.
만일  합창이  이  리드믹  딕션을  무시하고  간다면  , 이 곡의  가장  중요한  모멘툼(momentum)을  잃게됨은  물론, 지루하고  밋밋해 지고  말  것입니다.

아울러  대단히 중요한  또  한가지는  합창이  각  모음과 자음의  발음을  통일해야 합니다.
한국인이  한국어를   하더라도    그  발음은   다  다릅니다.   지휘자는  이 것을  당연히  먼저  해결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함 으로써, 모든  합창  연주자가   함께  '잇고', '끊고',  '숨을  같이 쉬게'  될 것입니다.


다시  곡으로  돌아가서,
노래가  시작 되는  7 소절 부터 21 소절(A) 까지는 mp이고,   23-28소절은  메디움 (medium; m)으로  커지며,    28 소절 부터  크레센도 가  되어  ,29소절  첫  노트 '와' 는   엑슨트 있는  폴테이고,(여기 까지가 A')  ,   이어지는  1st  ending( 33소절 )  부터는   힘 껏  폴태시모로  '외치는'  패시지가  36 소절 까지  계속 되며, 37소절에  디크레센도 가  시작되어  38소절로  한 절이 끝 나고,  되돌이 표에 의해  맨  처음  '전주'로  돌아 갑니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전주  여섯 소절이  '간주' 가  되는  셈 입니다.

이렇게 반복하여  30 소절 까지  와서 ,  이번메는  2nd  ending 으로  들어가,  더욱  힘있는  폴테시모에다,  노트마다   '마르카토', '스폴짠도'가  되다가,45 소절  부터는  템포가  느려져서 ,  더욱  힘차게  46 소절  끝을  맺습니다.


이 곡의  연주에  유의 할  점을   요약합니다.

첫째,리드믹(rhythmic)  할 것.
이를  위하여, 딕션을  통일하고,  확실한 리듬을  실어야 할 것입니다,
합창의 리듬은  4/4, 즉, '강-약- 중강- 약'  을  따릅니다.
그러나  이 곡은 ' 슬로 락' (slow  Rock) 입니다.  따라서  베이스 기타는  4/4의 리듬을  따른다  하더라도,  피아노는  락 리듬 (Rock  rhythm),  즉 , 4/4의  네번째 빗(beat)을 '강' 으로 ,  두번째  빗을  '중강'으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합창과  반주가  합 해질때,  '강-강 -강 -강'하는  ' 락' 의  리듬이  살게 될  것 입니다.

들째,  합창 대원은   가사를  암기하고,  지휘자를   주목 할 것.
이 곡은  악보를  보며,  듣고  나가는  식으로는  못 합니다.
해  보시면  압니다.

셋째,  시작 A는 메조 피아노 지만 A", B로  이행하며,  확실한  기본 다이나믹의  변화가  청중에게  느껴질 수 있도록  할  것.
이는  맨  마지막  부분, 폴테시모 +마르카토+  스폴짠도 의  강도를   먼저  정하고  배분하는 것이  합리적 입니다.

넷째,  저는  위에 쓴 대로,  연주 할  때  ,  타악기는  편성에서   제외합니다.  타악기  소리에
합창의 리듬이,  딕션이  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반주의  폴테시모는   합창의  딕션이   청중에게  확실히  전달 될 수  있을 만큼   크기를  줄이고   제한 할  것. 올갠은  시종  절제된  볼륨으로  따라주면  됩니다.


이 곡을   접 할 때 마다,  연주자와   청중  모두가 ,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며,  생각 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희망을   가져 봅니다.




                                Sept.22.  2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