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 년, 대학에 입학해 보니, 우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합창반 피아노 반주자와
오케스트라 연습 피아노 반주자 였습니다. 그런데, 상급학교 입학 전 피아노를 계속
치지않은 공백도 클 뿐 아니라, 선 후배 서열이 엄격하기로 이름난 그 학교의
윗 학년에는 고수급 피아니스트들이 즐비한 실정이어서, 감히 말도 꺼내지 못하고,
배우기 시작한 것이 프렌치 혼이었습니다.
덕분에, 대학 오케스트라에 신참 2nd 혼 주자로 끼게 되었고, 그 해 가을
정기 연주회에서 메인 곡으로 만나게 된 작품이 이 모짤트 교향곡 40번 입니다.
우선 , 연습을 위하여 스코어에서 세컨드 혼 파트를 오선지에 필사하는 일
부터 시작했고, 모든 새로운 모르는 것 들은, 체면 불고하고, 하나 하나 물어 물어
해결해 가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고생스러웠던 3-4 개월의 연습과 정기 연주는 성공 적으로 무사히 끝났습니다.
덤으로, 저는 그 때 , 그 곡의 모든 악기 파트들을 자연스럽게 외웠고,
그 기억은 이후 일생 남아, 두고 두고 필요 할 때 마다, 연주 할 때 마다
자유롭게 꺼내 쓸 수 있었습니다. 참 운이 좋았다고, 지금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모짤트가 이 곡을 쓴 것은 1788년 , 돌아가기 3년 전 한창 열심히 곡을 쓸 때였고,
연이어 4주 안에 교향곡 #39, 교향곡 #41을 내 놓았다고 사가들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곡은 1 악장 Molto allegro(매우 빠르게), 2악장 andante (걷듣이 느리게), 3악장 minuetto,
4악장Allegro assai(매우 빠르게)의 4악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1악장은 2/2, 1 분에 2분음표 112-118의 템포이며, 비올라가 피아노 다이나믹으로
빠른 6도 간격의 8분음표들을 연주하며 시작합니다. 이어 2소절 업빗에 바이얼린의
주제가 시작됩니다. 이 시작하는 부분은 그 시절 심포니의 특징인
introduction(도입부)가 아니고, 바로 exposition(제시부)에 해당합니다. 즉,
도입부 없이 , 건너 뛴 것입니다.
이 주제를 프레이징하는데, 다섯 소절을 한 단위로 하느냐, 아홉 소절을 한 단위
로 하느냐가 자주 논난의 대상이 됩니다.
저는 아홉 소절 유닛을 선호합니다. "노래"하는데 훨씬 " 여유가 있기 때문" 입니다.
이는 전 1악장의 프레이징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본입니다.
이1 악장은 그 시대의 심포니가 그러하듯 전형적인 소나타(sonata) 형식입니다.
즉, 제시부( exposition)- 전개부( development) -재현부( recapitulation)의 구분이
확연하고, 종지부( coda)로 끝납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sonata 의 어원은 sonore( (소리를) 울리다) 입니다.
모짤트가 쓴 40여 교향곡 중, 단 두개 만이 단조( minor Key)입니다 . 즉
g단조 #25와, 이 #40입니다.
이 #40의 1 악장에서 들으시듯, 시종 템포는 빠르지만, "비장함"과 "처절한 감정"을
꾹꾹 눌러 참으며 가는 어떤 "강렬한 힘"이 끝 까지 듣는 사람을 사로 잡습니다.
비올라와, 첼로 섹션의 연속된 리드믹한 8분 음표들과, 그 위에서 노래하는
현 들과, 엑슨트로 뒷 받침하는 목, 금관 (1플륫 , 2 클라,2오보, 2 혼, 2바순), 베이스
가 모두 하나로 어울려야 합니다. "수준급 오케스트라" 만이 제대로 연주할 수
있다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실감하고, 동의합니다.
2악장은 빠른 1악장과 대조를 보이는 조용하고 느린 안단테, 6/8입니다.
8분 음표 , 1분에 80-90 정도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한 소절 당 펄스는 둘(2)입니다. 따라서 지휘자는 한 소절을
두 빗으로 가되, 그 한 빗을 ' 셋(3)으로 서브디바이드(subdivide) 한' 큰 두 빗으로
가는 것입니다.
중요합니다. 절대로 균등한 '여섯'이 아닙니다. 연주해보면, 여섯으로 가는 것과,
셋 씩으로 서브디바이드한 둘로 가는 것은 표현에 큰 차이가 납니다.
이 2악장에는 크게 보아 두 종류의 상반된 노트들이 확연히 공존하며, 묘한,
희한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즉, 슬러로 둘 씩 묶어진 32분 음표 들의 조합( '빠랍" "빠랍"하는) 과 슬러로
묶인, 혹은 독립적인, 끄는 sostenuto 노트들을 말합니다.
패시지에 따라, 두 상반된 성격의 노트들이 같이 겹치기도(overlap) 하고,
얘기를 주고 받기도 하고, 독립적으로 진행하기도 하면서 묘하고 아름다운
조화를 이룹니다.
연주 때마다, 탄복하고 감동합니다.
모짤트는 초고를 쓴 후, 두( 2) 클라리넷을 더하고, 오보와 바순 파트를 다시 쓴
2nd version을 내 놓습니다. 지금 우리가 듣고 ,연주하는 곡은 모두 2nd version
입니다. 훨씬 다채롭습니다.
3악장은 미누에토 , 춤곡입니다. 3/4, 1분에 4분 음표 100-108정도 입니다.
그러나, 이 곡은 무곡 치고는 너무 비장하고 무거워 춤은 못 출 것 같습니다
쇼팡의 '폴로네이즈' 처럼 '응어리 지고', '처절한'느낌입니다.
중간 트리오(trio)에서 프렌치 혼 솔로가 in F 로 '쏠' 까지 올라가는 고음의
패시지가 나옵니다. 여기를 '부드럽게', '늠름하게' ,'이쁘게', '여유있게' 넘어가야
합니다. 솔로 혼 주자의 수준이 눈에 띄게 나타나는 곳 입니다.
혼 주자에 따라, 여기의 high pitch 패시지 를 위하여 descant horn 이나 triple horn을
따로 쓰기도 합니다.
4악장은, 1악장에서 보시듯, 다시 빠른 템포의 "비장함"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몰아칩니다". 2/2, 2분 음표 1분에 112-120 정도입니다.
이 4악장에서의 인상적인 패시지는 85소절에서 시작하여 101소절 까지 가는 날렵한
클라리넷 솔로입니다. 저는 이 패시지를 지날 때 마다, " 폭풍우 치는, 비장한 와중에
잠간 희미하게 띄우는 미소"를 연상하며 일말의 "안도감"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다시 정신없이 "질주하다가", 코다로 연결되나부다 하는 중 , "쾅!',"쾅!',"쾅!"-.
곡은 확실하게 끝납니다.
어떤 분들은 모짤트의 음악은 "밝고", "재미있고", "가볍고" 심지어는 "쉽다"고 까지
얘기합니다.
저는 그 분 들이 이 Symphony #40 g-minor를 듣고 , "느끼는" 순간, 당연히 그 생각은
간단히 바뀔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평안하시기 바라며-.
Apr. 30 .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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