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닫았지만, 맨하탄 56가 카네기 홀 뒷편, 아담한 이층 건물에
Joseph Patelson이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악보점이 있었습니다. 70년 역사를
가진 , 아래 위 층 모두가 악보로 꽉 차있는 집 이었습니다.
음악 학교 시절 이래, 컴퓨터로 악보를 직접 구매하기 시작한 10여년 전 까지
자주 들렸었습니다. 악보에 관한 여러가지가 잘 안풀릴 때 , 거기서
일 하시는 분 들과 얘기하면, 그 분 들은 Ph D를 비롯한
음악 분야의 학위를 몇 개 씩 가진 분들 이었고, 모든 문제는 쉽게 결말이
났습니다 .
그 곳에는 새 악보와 중고 악보가 나란히 같이 진열되어 있었고, 저는 중고 부터
찿습니다. 찿는 중고 악보가 눈에 띄면, 거의 거저이다시피 한 싼 값으로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운이 좋으면, 깨알 같은 글씨로 그 곡에 대해 공부한 메모가
씌어있는 악보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덤으로, 많은 '노력'과 '시간'을
아낄 수(?)있게 됩니다.
하루는 모짤트 심포니 #41 중고 악보를 사서, 집에 와 읽어 보니, 유독 4악장
Finale 가 작은 연필 글씨로 화성 분석은 물론, 갖 가지 메모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여기가 왜 이러지? 이 의문은 얼마 후 간단히 풀렸습니다.
이 심포니 #41을 주제로 한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툭 툭 던지던 질문과 대답을
긴가 민가 하던 중, 집에 돌아와서 그 악보와 메모를 읽으니,
"아하!, 그 얘기가 바로 이 얘기로구나 " 했던 것입니다. 완전 횡재한 기분이었
습니다.
그 4악장 얘기는 잠시 후 다시 하게 되겠습니다.
사람 들은 어떤 "작품"을 접했을 때, 감동하였다면, 우선 "아! , 좋다"는 반응이
먼저고, 다음은 좋은 '정도'와 '왜 좋은가'를 생각하고, 그에 따라 만든 사람의
'능력'을 , "제법인데?", "잘 한다", "대단하다", "천재다", 더 하면, "입신의 경지
다" 등등으로 구분합니다
이 교향곡 #41은 처음 나왔을 때 부터 한마디로 " 인간의 작품이라기에는 너무
완벽하다" 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던 것 같으며, 이 곡의 별명
(nick name)인 JUPITER는 거기에 연유한 듯 합니다.
이 교향곡 #41 C-Major 는 1788년 마지막 작곡된 모짤트의 심포니 입니다
당연히 초기의 작품 보다 농익은 , 능수 능란하고 다양한 몇 수 위의 표현 방법과
음악적 작곡 기법 들을 썼을 것 입니다.
이 곡은 Allegro vivace 4/4, Andante cantabille 3/4 (F-Major), menuetto, Allegretto-
trio 3/4, Molto allegro 2/2 4악장으로 되어있고, 연주 시간은 30분이 조금 넘습
니다. 편성의 특징은 목관 클라리넷이 빠지고, 트럼펫과 팀파니가 들어 있습
니다.
1악장은 Allegro vivace 매우 빠르게, 4/4이지만, 저는 소절 당 펄스를 둘(2)로
생각하며, 1빗을 둘(2)로 서브디바이드한 , 두(2) 빗으로 갑니다.
즉, 네(4) 클릭이 되겠지요. 1분에 4분 음표 116-120 템포로갑니다.
시작은 주제에 이어 대조되는 대답을하는 패시지가 이어지다가, 폭발하듯
팀파니가 가세하는 대목을 지나, 노래하는 전개부(development)로 이어집니다
161소절에서 recap.이 되는 듯 하나, 그건 아니고 ( pseudo recap.) , 다시 전개부로
이어지며, 189소절에서 recapitulation이 시작되어 악장 끝 까지 갑니다.
2악장은 느리게, 노래하듯이(Andante cantabile) 3/4, 1분에 4분음표 56 정도이며,
한 소절을 , 1빗을 둘(2)로 나눈(subdivide) , 3빗으로 갑니다. 이 곡은
프랑스의 무곡 사라반드(sarabande)입니다. 시종 잔잔하고, 조용한 기조로
바이올린과 비올라는 약음기(mute)를 쓰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2악장 전반부의 반복을 택합니다.
3악장은 menuetto, allegretto 3/4, 1분에 4분음표 96정도 입니다
이 곡 역시 오스트리아 민속 춤곡 'Landler" (또 움라우트 생략, 죄송 !) 같습니다.
우아합니다.
이 심포니 #41의 '백미'는 이제부터 말씀드릴 4악장입니다.
4 악장은 Molto allegro(매우 빠르게), 2/2, 1분에 2분 음표 112 정도로 갑니다.
소절 당 빗은 "하나(1) 같은 둘(2)"로 갑니다.
4악장은 구성상 특징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제시, 전개, 재현이 분명한 소나타 형식 입니다.
그러나 Fugato 라는 또 다른 형식이 더해져 있습니다.
Fugato란 무엇이냐?
간단히 말씀드려 'Fuga 형식'이 다른 형식으로 쓰인 곡 안에 온전히, 부분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말합니다. 여러 분이 잘 아시다시피, 푸가는 일정한
주제(Theme)를 넷(4), 혹은 다섯(5) 연주 파트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독립적으로 진행합니다. 윤창(돌림 노래)을 예로 듭니다.
다시 말씀드려, 모짤트는 이 Fuga 시스템을 소나타 형식의 4악장에 끌어들여, 음악의
전개에 사용했다는 얘기입니다.
가끔 하이든의 심포니에서 푸가토가 보이기는 하나, 규모에 있어서 모짤트와
비교가 안 됩니다.
이 4악장의 주제(Theme)는 1소절 처음 부터 시작되는 제1주제와, 74소절 부터
나오는 제 2 주제 두개입니다.
우선 제 1 주제를 보십시다.
한 소절 당 온음표 하나씩 네 소절 " 도/ 레/ 파 /미/"입니다.
이 패시지의 화성 코드( chord) 는 C-Major Chord "I6/ II6/ V7/ Vi/" 입니다.
제 2 주제(74소절)의 코드 진행은 in G "V V6/ I V6/ ii ii6/ V7 /"입니다.
모짤트는 이 주제들을 같은 코드 진행 안에서 inversion, 변주( variation), 변조
( modulation)등을 통하여 수 십개의 다른 멜로디를 만들고, 이 선율 들을 자유
스럽게 곳곳에서 푸가 형식에 따라 독립적(independent)으로, 혹은 겹쳐서 (overlap)
대입, 혹은 대비하며 , 변화 무쌍하고 유창하게 진행합니다.
뿐만 아니라, 푸가의 테마 중 중간에 겹치는 stretto 와 syncopation 을 여러 곳에
적절히 사용하여 변화의 범위는 더욱 무궁 무진 해 지는 것입니다.
거기에다가, 이 푸가토 선율의 연주에 참여하는 파트는 현이 3
( 1,2 바이얼린, 비올라), 목관 3( 플륫, 오보, 바순), 금관 2( 호른, 트럼펫) 도합 여덟
입니다. 목관, 금관의 경우 , 대개 하나의 선율을 둘이서(1st & 2nd) 나누어 연주
하게되어 여기서는 한 악기를 하나의 파트로 셉니다.
그런데 , 곡은 질서있고 완벽하게 정돈되어있고, 매끈하고 깔끔하게, 법칙대로
진행합니다.
구조의 특징을 더 설명드리고 싶어도 끝이없고, 지루해 질 것 같아, 여기서 그칩니다.
그런데, 이 모든 변화와 조합은 시종 아름답고 기막히게 어울려, 듣는 사람은
전혀 바뀌는 것을 느끼지 못 할 뿐 더러, 이를 즐기고 시간 가는 줄을 모릅니다.
신기합니다.
단순한 주제를 이렇게 "조리"(?)하여 질서있고, 아름다운 예술 작품으로 이 4악장
안에 간직하도록 만든 사람이 모짤트입니다.
연주하는 사람들도 마찬 가지로 "야! 이럴 수도 있구나!'를 연발하다가, 곡은 끝
납니다.
음악 학교에서, 이 4악장을 음악학, 화성학, 대위법, 지휘 등의 교과서로 쓰는 이유도
바로 여기있습니다.
한마다로 "완벽함을 넘는 예술품"입니다.
Thomas Alba Edison은 "천재는 1%의 inspiration과 99%의 땀으로 이루어진다" 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모짤트의 경우, 이에 전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저는 모짤트는 하나님께서 " 전적으로 인류를 위해 특별히 보내신 분" 이라고
확신합니다.
여담 하나,
음악은 위에서 보시다시피 한마디로 "수학과 물리학의 전개"입니다.
"수리적인 사고"가 기본이 되지 않는 음악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어떤 나라 음악 대학 입학시험에는 아예 '수학'이 없습니다.
무슨 얘기인지--.
평안하시기 바라며-.
May. 1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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