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말씀드릴 곡은 잘 아시는 베토벤 교향곡 5번 입니다.
우리에게는 "운명 교향곡 "이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으나, 이는
한국과 일본에 국한되어 쓰이는 이름이고 ,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Symphony #5 c-minor"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이 별명은 일본에서 부터 부르기 시작되었던 것으로 여겨지며, "왜 '운명'
이냐?" 에는 여러 설이 있습니다.
우선 , 베토벤의 비서였던 Anton Shindler가 같이 지내던 때의 일화 들을 소개
하는 중, " '첫 테마 ' 타타타 타-' 가 ' 운명( fate)이 문을 두드리는 것 같다'고
베토벤이 얘기했다"고 한 것에 연유했다는 설 인데, 이는 여러 사람에
의해 부인되고, 그가 말하는 다른 일화 들도 ' 너무 과장되고, 시 적으로
(poetic) 미화되었다'는 평이 있어, 별로 인정 받지 못합니다.
또, 2차 대전 중에는 "승리(victory) 교향곡" 이라고 불리운 적 도 있는데
이는 이 주제 '타타타 타-'가 무선 통신 ' 모르스 (morse) 부호'로 '... - ' , 즉
알파벳 ' V' 이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 곳에서 부르는 대로 "opus 67. c-minor Symphony"로 호칭하기로
합니다.
이 Symphony #5는 1808년 비엔나에서 작곡자 베토벤의 지휘로 처음 공연
되었는데, 중간에 '서로 안 맞아' 연주가 중단되었다가 다시 시작했다는
기록도 보입니다. 베토벤은 훌륭한 ' 작곡가'이기는 했지만 능력있는
'지휘자'는 아니었던 것 같으며, 다른 연주중 "안맞아 다시 시작 했다"는
기록이 여러 곳에 있다고 사가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이 곡이 초연 될 때 , 그는 38세로 이미 청각 장애가 상당히 진행되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 5번은 Allegro con brio, Andante con moto , Allegro-attaca-Allegro 4개의
악장으로 되어 있으며, 총 연주 시간은 35-40분으로 되어있습니다.
1악장은 c-minor, 2/4, 한 소절 한(1) 빗으로 가며, 1분에 2분 음표 108 정도
입니다.
지휘자는 1 풀(full) 프렙 빗(prep. beat)으로 곡을 시작합니다.
첫 네(4) 소절은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수준을 단적으로 말해 주는
곳 입니다.
이 곳에서 모든 지휘자는 나름대로의 프레이징(phrasing)을 합니다.
저는, 첫 소절은 제 템포로 가고, 페르마타에서 충분히 끌도록 합니다.
빠른 처음 세 노트와, 착지 후 충분히 끄는 노트의 대비를 위한 것입니다.
이후에 나오는 같은 패시지도 같은 프레이징을 따릅니다.
그리고 124소절의 반복은 그대로 지나갑니다.
이 테마는 여러 형태로 1악장이 끝날 때 까지 계속됩니다.
2악장은 a-flat minor, Andante con moto,(느린 중 빠른 쪽으로), 3/8입니다.
한(1) 소절 세(3) 빗으로 가지만 , 펄스(pulse)는 하나(1)이며, 1분에 8분음표
92 정도 입니다. 템포가 더 느려지면 지루해 집니다. 주의!
곡은 두개의 주제가 변주하며 진행하다가, 긴 코다로 끝을 맺습니다.
슬프고, 아름다운 "노래" 입니다.
여기서 각별히 유의할 것은 베토벤 특유의 "짧은 다이나믹 변화" 이며,
sf., subito pp등으로 강조되고, 슬러로 이어진 노트 들의 표현입니다.
이 들을 꼼꼼히 챙기지 못하면, 본래와 "전혀 다른 얘기"를 하게됩니다.
가끔, 왜 모든 곡을 암보해서 연주하느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처음 이 질문을 받고서는, 그 뜻을 잘 몰라 당혹스러웠습니다.
지휘를 하기 위해서는 그 곡을 꿰 뚫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조각
조각 분해하여, 각 노트의 음가를 파악하고, 작곡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거기에 자기의 "얘기"를 더해, 다시 맞추고 나서, 지휘봉을 들고 나서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악보를 외우게 됨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래야, 연주 중 악보를 보는 틈 대신에, 연주자와 눈으로 서로 얘기할
짧은 순간도 가능하고, 다른 필요한 것도 순간적으로 점검,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간혹, 똑 같은 패시지가 조금 다르게 , 다른곳에 쓰여있는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 , 아예 그 부분 만을 보면대 위에 펴 놓고, 그 때 만 보는 경우는
있습니다.
3악장은 알레그로, 3/4, 한 소절 한 빗, 부점 붙은 2분음표를 1분에 96
정도로 갑니다.
이 3악장은 그 시절 심포니의 전형인 미누에토가 아니고, 스케르조로
빠르며, 이어 트리오, 다시 스케르조로 돌아와 조용하고 긴장된 코다로
쉴 새 없이 4악장에 연결됩니다.
베토벤은 여기서 3악장을 4악장으로가는 효과적인 징검다리로
사용함으로써 그 시대에 또 하나의 파격을 시도한 것 입니다.
4악장은 기운차고 시원한 관악 파트의 C-Major 팡파레로 시작됩니다.
여기서는 통상의 2관 편성에 고음의 피콜로와 저음의 베이스 트럼본이
가세합니다. 즉 카버하는 음 폭이 넓어졌다는 얘기입니다.
4/4, 1소절 두(2) 빗으로 가며, 2분음표 1분에 84 정도입니다.
힘차게 가다가, 153소절에서 박자가 3/4으로 바뀌고, 부점 붙은 2분 음표
를 1분 96 정도로 갑니다. 빗이 서두르 듯 쪼끔 빨라졌습니다.
조용한 ,계속되는 "둥둥둥 둥-" 하는 리듬으로 긴장감을 고조 시키며,
극적인 끝맺음을 위한 준비가 시작됩니다.
그러다가 207소절, 드디어 tutti 팡파레로 폭발합니다.
4/4, 2분 음표 1분에 84 정도로 가며, 강력하게 지속 되는 분위기는 점점 더
고조되다가, 362소절 프레스토(presto)에서 절정에 이르고, 정신없이
몰아쳐 432소절 까지 간 후, 계속되는 아홉 번(9)의 "쾅","쾅", "쾅"으로
곡은 끝납니다.
관객 중에는 "이제 끝났구나"하고 "쾅","쾅"하는 중간에 거의 박수를 칠 번
했다는 분도 계십니다.
이 c-minor Symphony는 40분에 걸쳐 펼쳐지는 "대 서사시"입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흔한 얘기 같지만,
나는 무엇이고,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나? 하는 것 입니다.
평안하시기 바라며 -.
June 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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