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말씀드릴 곡은 Johann Sebastian Bach 의 두(2) 바이얼린을 위한 협주곡
d-minor BWV 1043 입니다.
바로크 시대와 일부 고전 시대 의 작품 중에는 쓰여진 시기가 확실치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 하면, 그 시절 작곡가 들은 교회에서, 혹은 궁정에서 매일 곡을 써야
했습니다. 거의 매일이다시피 행사와 크고 작은 공연이 있었으며, 예배와
의식에도 음악이 당연히 필요했습니다.
오늘날 처럼 지난 400여년 동안 쓰여진 곡 들 중에서 고르면 , 문제는 간단하
지만, 그 시절은 모여진 악보도 거의 없었고, 인쇄술, 출판, 교통, 보관 모두
열악한 때라, 책임을 맡은 사람은 자기가 곡을 써서 그 순서를 메우는
것이 가장 간단하고 손쉬운 방편이었습니다.
그래서, 바로크 및 고전 시절 , 즉 17세기 , 18세기 교회와 궁정 음악 감독의
자리는 작곡가의 몫이었고, 그 분들은 또한 실력있는 악기 연주자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올갠 주자 요한 세바스찬 바하는 일생 300 여 교회 칸타타를 썼고,
그중 지금까지 전해지지 않은 곡도 많지만, 어느 해에는 1년 동안 칸타타만
50개 이상을 썼습니다. 1년을 52주로 계산하면, 거의 매주 하나씩을 썼고,
칸타타 하나 당 8-10 곡의 구성임을 생각하면, 거의 매일 두 곡 씩입니다.
그 분들의 일이 칸타타 만을 쓰는 것이냐? 아닙니다. 다른 곡 ,공연, 연습, 또
다른 일도 당연히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한번 쓴 주제(테마)를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 , 여러 다른 곡에 편성과 포멧을 바꿔 가며
다시 쓰는 경우도 있었을 것 임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또, 악보를 출판사에 정식으로 의뢰해서, 출판한 것은 한참 세월이 지난
후의 일이고, 그 시절은 전부 손으로 써서 '베끼는' 것임을 생각하면,
언제 썼다고 확실히 얘기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을 것 입니다.
물론 그 시절에도 악보의 맨 끝에 작곡자의 사인과 날자를 쓰는 관행은
있었습니다만-.
이 BWV 1043도 ' 1717년 부터 1731년 사이 '에 쓴 것으로 되어 있고,
같은 주제가 편성만 다르게 쓰여, 즉, 현을 위한 작품은 1723년에, ' 두개의
키보드 (하프시코드, 이태리어로 쳄발로)를 위한 곡'은 ( BWV 1062 c-minor)
1731년 썼다고 되어 있습니다.
아무튼, 이 ' 두 바이얼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은 오늘 날 바로크
시대 말기 작품을 대표하는 가장 완벽하고, 인상적인 곡으로 인정 받고
있으며, 많은 분들의 아낌을 받습니다.
이 BWV 1043은 두 솔로 바이얼린과, 스트링 오케스트라( 1,2 바이얼린+
비올라 + Baso Continuo)의 편성 입니다.
여기서 잠간 'Baso Continuo'에 대한 얘기를 잠간 하고 지나가십시다.
바로크 시대 곡 들의 오케스트라 악보를 보면, 항상 맨 아랫 쪽 라인은
Baso Continuo라고 써 있습니다.
이는 음악의 코드 진행에 따른 베이스 반주 파트 입니다. 거기에는
낮은 음자리표의 라인과 , 그 아래에 숫자 들이 써 있습니다. 숫자는 키 보드
들을 위한 '화성(harmony) 코드(chord)'입니다.
쉽게 다시 말씀드려, 이것은 키보드 (하프시코드, 챔발로 )와 첼로 ,
콘트라베이스의 파트 악보 입니다.
처음에는 ,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들은 숫자만 쓰면 , 즉 코드(chord)
만 쓰면, 연주자 들이 알아서 그 코드안의 노트를 연주하는 식이었다고
전합니다. 그 후에, 연주자의 숫자가 많아지며, 음을 통일하기 위하여
악보 편집자가 첼로와 콘트라베이스 라인은 노트를 그려넣게 되었고,
요즈음 악보에도 화성 코드의 숫자는 남아있는데 이것은 키보드
주자를 위한 것입니다.
곡은 Vivace - Largo ma non tanto - Allegro의 3 개 악장 , 즉 fast -slow -fast
의 순서로 되어있으며, 이는 후에 정착된 협주곡의 형식과 같습니다.
1악장은 Vivace, d-minor, 2/2 , 1분에 4분 음표 88 정도 입니다.
지휘자는 한 (1) 소절을 , 한(1) 빗을 둘(2)로 서브디바이드한, 두(2) 빗
으로 갑니다. 즉, 네(4) 클릭 입니다.
펄스는 소절 당 둘(2) 입니다.
곡은 정확한 대위법 적 진행을 합니다.
형식은 그 시절 통상 쓰이던 ritonello form( 두 바이얼린이 주제를 따라
반복하는) 이며, 거기에 푸가 형식이 섞입니다.
처음 d-minor 로 시작하여, 제1 솔로 바이얼린이 a-minor로 갔다가,
1,2 솔로 바이얼린이 합하고, 제 2 주제를 번갈아 연주하며 가다가, 맨
마지막 D-Major 코드로 끝 납니다.
2악장은 Largo, ma non tanto, 12/8입니다.
그러면 위의 tanto 란 무엇이냐? 이태리 어로 "much" 라는 뜻 입니다.
이를 ' Largo , ma non tanto'에 대입해 보면, "너무 느리지 않는 범위에서
느리게 " 정도가 되겠습니다.
1분에 8분 음표 76 정도 입니다. 지휘자는 한 소절을 , 한 빗을 셋(3)으로
서브디바이드한 , 네(4) 빗으로 갑니다. 즉 열두(12) 클릭이지요.
소절 당 펄스는 큰 둘(2) 입니다.
천천히, 조용히 얘기하는 듯 갑니다. 전형적인 fuga 입니다.
3악장은 Allegro, 3/4, 1분에 4분 음표 84 정도 입니다.
지휘자는 한 소절 세(3) 빗으로 가나, 소절 당 펄스는 하나(1) 입니다.
아우프탁트(업빗)에 시작하며, 패시지 중 이어지고 끊긴 슬러에 유의!.
3악장은 어떻게 들으면 "분노"가 스며있는 것 같습니다.
곡은 잘 정돈되어 , 깔끔하게, 후련하게 끝납니다.
저는 요한 세바스찬 바하의 작품을 들을 때 마다,
깨끗이 지워진 칠판, 줄을 잘 맞춰 늘어선 나무 책상과 걸상,
말끔하게 걸레질 한 후 물기가 아직 남아있는 나무 바닥의
방과 후 빈 교실이 항상 떠오릅니다.
왜 그럴까요 ?.
오늘도 평안하시기 바라며 -.
Sept . 1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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