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흐름을 표현 할 때, "졸졸 흐른다", "돌돌 흐른다"는 시냇물도 있고, "도도히 흐른다"는 큰 강물도 있고, 판소리에서 말하듯 "천방져, 지방져 흐른다"는 폭포수 같이 부딛치며 , 튀기며 , 물보라를 일으키고 흐르는 큰 계곡의 물도 있습니다.
오늘 소개 해 드리는 김보훈(1932 - ) 작곡 '엘리야의 하나님(God Answered Elijah)'은 우당탕 퉁탕, "천방져, 지방져 "흐르는 큰 계곡의 폭포수 같은 느낌의 곡입니다.
이 곡은 구약 열왕기 상 18장의 얘기로 , BC 860년 이스라엘 왕국 아합왕때 , 바알신 추종자들과 선지자 엘리야가 갈멜 산에서 한판 대결하는 중 나타나신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그리고 있습니다.
곡은 오케스트라의 튜티(tutti) 부분의 연주를 듣는 듯한 , 풍요한 소리와 극적인 표현이 특징입니다. 작사자도 김보훈 선생입니다.
작곡자 김보훈 선생은 1932년 대구 태생으로, 합창 지휘자와 성가대 지휘자로 활동하며, 성가곡과 많은 복음성가를 썼습니다. 그중 " 엘리야의 하나님"과 "주여 나의 생명"등이 널리 불리우고 있습니다.
곡은 a -minor , 4/4 , 보통 빠르기(moderato)로 되어있으나, 패시지 마다 템포가 다 다릅니다. 이것은 그 부분 부분을 지나면서 설명하겠습니다. 구성은 A-B -C- D -E로 되어 있습니다.
전주 네 소절은 "폭풍전의 고요함"을 나타내듯이 긴장된 적막함이 있습니다. 이어서 육중한 , "대결의 번제"를 예고하는 테너 -베이스의 유니손 네 소절이 나옵니다.
이 네 소절의 템포는 1분에 4분음표 50 정도로 느리며, 다이나믹은 미디움 내지 메조 폴테이고, 유니손은 긴장된, 어떻게 들으면 "겁을 주는"듯한 '톤'이어야 하고 리듬을 잃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쉽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갈멜산에서 쌓은 번제물을-"을 노래 할 때, "갈", "(서)-ㅓ- (쌓은)"에 주된 액센트를 , "에","번" 에 약간의 액센트가 가도록 하는 아티큘레이션(articulation)은 , 모음의 통일과 어택(attack)하는 포인트가 같아지기까지 많은 연습을 요 합니다. 거기에다가 강박의 8분음표가 ("서") 타이(tie)로 묶여있어 더욱 주의를 해야 합니다.
9소절 부터의 4부 합창은(패시지B) 약간 템포가 빨라져서 , 1분에 4분음표 62 정도가 되며, 미디움 다이나믹으로 시작하며 , 12,13,14 소절의 업빗 삼연음부들과 , 또 그와 이어지는 다운 빗 노트는 폴테시모- 마르카토 -스폴짠도의 합 함으로 연주함이 합리적입니다. 삼연음부의 폴테시모는 맨 처음 노트에 주된 액센트가 있고, 다음 두 노트들도 강력하기는 하나, 첫 노트에 따라 이어지는 식이 될 것입니다.
18소절 업빗에서 시작되는 패시지 C는 앞의 무겁고 긴장된 느낌에서 악간 연화(soften- up)되며 템포가 조금 빨라져, 1분에 4분음표 72정도로, 약간 가볍게 25소절까지 간 후, 26-29소절 갑자기 표정이 변하여 , 반주의 우르릉거리는 트레몰로와 함께 , 26소절 폴테 - 27,28소절 폴테시모- -29소절 디크레센도, 루바토, 메조 피아노로 변하고, 30소절 미디움 다이나믹으로 진정되며 33소절 까지 갑니다. 이 대목은 엘리야가 하나님께 그곳에 역사하시기를 , 불을 내려 제물을 태우시기를 간절히 구하며 울부짖는 장면입니다.
이어지는 34소절 패시지 D는 하나님의 응답을 확신하는 엘리아의 가벼워 진 마음을 , 조금 더 빨라진 템포, 1분에 4분음표 80정도로 , 사뿐사뿐 걷듯이 노래함으로 표현하며, 41소절 까지 갑니다.
드디어 , 42소절 하느님께서 불 벼락을 내립니다. 템포는 안단테, 1분에 4분음표 50정도로 느려지며, 가사 "엘리야의 하나님"이 폴테시시모로 , "엘"과 "하"에 떨어지는 강력한 액센트와 함께 두번 불리웁니다. 불이내려 제물은 타고, 이어지는 46-47 소절은 남은 잔재를 보이듯이 디미뉴엔도 몰토로 피아노에 이르고 , 2절 반복을 위해 맨 처음 전주 (여기서는 간주) 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2절이 시작됩니다.
2절의 프레이징은 1절과 같습니다. 그리고 반복한 후 48소절로 나와 피아노 "아멘"으로 곡을 조용히 마무리 합니다.
말씀 드렸던 바와 같이 , 이 곡은 시종 긴장된 '대결의 장'에서 하나님께서 극적으로 역사하심을 보여주는 , 단 패시지 D만 제외하고 , 앞 뒤로 거대하고 강력한 , 폭포수가 용틀임 하는듯 한 , 웅대한 장면(spectacular scene) 을 그리고 있습니다. 지휘 ,연주하는 사람들은 이를 어떻게 소화하고 자기의 얘기로 재 창조 해야 할까요?
그러나 , 이 악보에는 다이나믹 마크도, 템포에 대한 언급도, 노트의 성격에 대한 표시도 없음이 특징입니다. 그만큼 지휘자에게 선택의 여지가 많다고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연주 할 때 지휘자와 연주자의 음악적인 능력과 예술적인 성숙도를 청중에게 가감의 여지없이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평론가들은 "성가 메들리를 듣는것 같다"고 폄하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 분들에게 제대로 된 지휘자의 바톤아래, 제대로 된 오케스트라와 피아노나 올갠의 반주와, 제대로 프레이징하는 합창을 듣게 될 때 까지, 그 말씀은 아껴 놓으시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 저는 이 곡의 악보에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큰 감동의 가능성을 보기 때문입니다.
May 25 . 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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