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교회 성가대가 일년에 한 번 이상 꼭 부르게 되는 헨델의 '주의 영광(And the Glory of the Lord)' 의 차례입니다. 크리스마스 때는 물론이고, 연중 어느 때나, 이 곡을 들으면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는 우리 자신을 다시 한 번 깨닫곤 합니다.
아시다시피 , 이곡은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 중 넷째번 곡이며, 서곡과 테너 독창곡 두 곡, '내 백성을 위로하라' 와 ' 모든 골짜기가 메이었도다' 다음에 나오는 첫 합창곡 입니다.
가사는 이사야 서 40장 5절 , " 주님의 영광이 나타날 것이며, 모든 사람이 이를 보리라"하는 구절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구원의 사역을 이 세상에 펴시리라는 예언입니다.
곡은 A -Major, 3/4 , 빠르게(allegro), 1분에 4분음표 100 -112 정도이며 , 전 138소절의 4부 합창곡 입니다.
10소절의 전주 후 앨토 파트의 선도로 사작됩니다.
여기서 말씀 드릴, 그냥 지나가서는 아니될 , 중요한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이 곡에서 기본적으로 한 소절의 펄스( pulse)는 "하나(one)"이며, "셋"이 아닙니다. 따라서 가사 "주의 영광 , 또 주의 영광" 은 '영', '주', ' 광'에 액센트가 있으며, 지휘자는 세 빗(beat)으로 가더라도 ' 한 큰 빗' 처럼 가야 , 음악도 살고, 합창이 리드미칼하게 따라오는 데에 무리가 없습니다.
다시 말씀드려, 처음 선도하는 앨토의 멜로디 "주의 영광, 또 주--" 중에서 "주의"는 '아우프탁트'로 아무 액센트가 없는 노트 들이며, 다운 빗 강박은 "영'에 간다는 얘기입니다.
또 자주 말씀 드리게 되는데, 복모음 "ㅕ" 는 한 순간 같이 어택(attack)이 되어야 하며, 따라서 "영광" 은 매 시러블(syllable)이 대단히 명확하게 발음되어야 합니다. 즉 , "이엉 구앙"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화성은 "ㅕ", "ㅘ"에서 이루어 집니다.
10 -13소절 앨토의 세 소절 선도 후, 14소절 4부가 합해지고, 18소절 업빗 부터는 네 파트 푸가(fuga)로 변해 32소절 까지 간 다음, 다시 합해집니다. 선도하는 앨토와 4부합창 푸가 부분은 한국어로 번역된 악보에는 메조 폴테로 되어있으나 , 실제로는 인쇄된 바와 달리 메조 피아노 내지 미디움 다이나믹이 적당하며, 합해지는 부분 14소절과 33소절은 폴테로 노래함이 더 효과적입니다. (이 다이나믹 마크는 후일 악보 편집자가 붙인 '의견' 입니다.). 이는 패시지의 효과적인 대비와 응집력의 차이를 보이기 위해서 입니다.
32 -38소절 폴테 후, 네 소절의 간주가 있고 , 이어지는 43 -50소절 푸가의 다이나믹 역시 위와 같은 이유로 메조 피아노 내지 미디움이 합리적이며, 이어서 51소절 폴테의 남성 보이스 패시지가 이어 받습니다.
51 -73 소절은 크게 보아 소프라노 - 앨토, 테너 -베이스 두 큰 파트로 나뉘어 가는 부분이며, 여기서는 소절의 다운 빗에 걸려 있는 슬러 붙은 두개의 8분음표 들에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즉, 두개의 8분음표 중 첫번째 노트에 액센트가 실리며, 다음 노트는 그냥 따라가는 식이면 , 슬러와 리듬이 다같이 해결 됩니다.
69소절 소프라노 -앨토의 경우처럼 , 폴테인 패시지가 약박 노트에서 시작 한다면 , 다음 오는 다운빗 강박 노트의 다이나믹이 더 강력해야 함을 염두에 두고, 다이나믹을 배분함이 필요 합니다.
이어서 73 -75소절 간단한 간주 후, 다시 푸가 패시지가 시작 됩니다. 이 곡의 또 하나의 특징은 푸가로 가는 도중에 때때로 , 세 소절 씩의 4부 합창이 합해지는 튜티(tutti) 부분이 있고, 다시 푸가로 이어지는데, 이는 연주자들에게 노래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왜냐 하면 , 메시아의 다른 곡들 ,즉, 예를 들어 ''죽음 당하신 어린 양' 이나 '아멘' 처럼 계속 푸가의 패시지만 계속될 경우 , 한번 놓치면 다시 찾아나오기가 거의 불가능 하기 때문입니다.
76소절 시작된 푸가는 123소절까지 이어집니다. 이 중 84 -105소절의 다이나믹은 메조 폴테 내지 미디움을 유지하나, 106소절 부터는 다이나믹과 집중(intensity)의 정도가 두 단계 가량 더 올라가고, 폴테시모로 135소절 까지 갑니다. 그리고 푸가일 때도 리듬과, 소절당 '하나(one)'인 펄스(pulse)는 당연히 , 한결 같이 ,여일하게 계속 됩니다.
134소절에서 끊을 때는 폴테시모에서 '갑자기 잘림'(abrupt cut-off)이며, 다음 아다지오(adagio)로 이어질 때 까지 세 빗의 긴장된 "완전 침묵(total silence : Grand Pause)"이 있습니다.
아다지오는 폴테시모로 , 마지막 모든 남은 힘을 다 쏟아붓는 듯 하며, 네 노트를 지휘자는 하나 하나 포인팅(pointing) 합니다. 중간 어디서 끊느냐 하는 것은 성가대의 음악적 기술 수준에 따라 다르겠으나, 대개 "주-의 --- / 영-- 광---- //"입니다. ( /는 호흡을 끊는 곳, //는 끝남 표시임).
푸가(fuga)는 언제나 어렵습니다. 모든 파트가 제 몫을 확실히 해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 파트가 헤메면 이를 듣고 나오는 모든 다른 파트가 혼란에 빠지고 , 무너집니다. 당연히 곡은 외워야 하며, 지휘봉 끝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신 집중해서 응시해야 할 것입니다.
한번 삐끗하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적당히'가 없습니다.
위에서 말씀 드린 대로 이곡의 소절당 펄스는 '하나'입니다. 곡의 '생명 '과 직결됩니다. 절대로 "하나, 둘, 셋" 이 아닙니다. 가사의 딕션(diction)도 당연히 이에 따라야 합니다.
이 곡의 기본 정서는 , 주님의 약속을 믿고, 기쁜 마음을 노래하는 것입니다.
연주자 모두의 굉장한 집중력이 요구되는 곡입니다.
May 20 . 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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