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입학 전, 가끔 교회에서 성가대 연습하시는 아버님을 기다릴 겸, 구경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뭐가 뭔지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듣기만 할 때입니다. 그 중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있는 곡 중의 하나가 바로 모짤트의 '영화롭도다' 입니다. 다른 대목은 기억이 희미하지만 , 첫 부분 "영-화 로-옵 도다" 하는 곳과, "열방들이 당신 앞에 엎디 -어 --" 하던 크레센도 되던 부분은 지금도 명확하게 , 생생하게 떠 오릅니다. 그로 부터 30 여 년 후, 똑 같은 음악을 , 똑 같은 패시지를 , 이번에는 제가 지휘봉을 들고 연습할 때 느꼈던 그 감회는, 뭐라고 표현키 어려웠던 것입니다.
이 곡은 200 년이 훨씬 넘는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 줄기차게 불리워 내려온 성가 입니다. 아울러 작곡자가 모짤트냐 아니냐 하는 것도 계속해서 논난이 되어 왔습니다.
논난의 요지인 즉, 여러 출판사에서 발간된 같은 성가의 악보가 어떤 때는 '모짤트의 미사곡 #12', 또는 'G 장조 미사곡' , 혹은 'C 장조 미사곡'으로 각각 다르게 불리운 적도 있고, "모짤트 곡 치고는 너무 거칠다" 는 의견도 있고, " 벤젤 뮐러(Wenzel Muller ; 1767 - 1835)의 곡이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따라서 모짤트의 작픔을 정리해 ' 퀘헬 카타록' (Kochel Catalog ; Kochel -Verzeichnis ; 움라우트가 이 컴퓨터 자판에 없어 붙이지 못함을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 합니다.)을 만든 루드비히 폰 퀘헬 (Ludwig von Kochel ; 1800 -1877)은 미확인 작품에 주는 'Anhalt # '를 붙여 , K Anh.232 혹은 KV Anhalt C1.04 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성가의 의미와 음악성에 감동하고 좋아하는 것임을 생각하면 , 위의 논난은 저희에게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키는 B flat-Major, 4/4 , 보통 빠르게( Allegro moderato) , 1분에 4분음표 120 정도 입니다. 전 137 소절, 구성은 A-B- C -D -A -coda 로 되어있습니다.
곡은 합창과 오케스트라의 힘찬 팡파레로 시작됩니다.
이 부분에서 특히 주의 해야할 것은 한국어 딕션(diction)입니다. 곡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즉, 가사 "영화롭도다"의 아티큘레이션( articulation) 입니다.
첫째, 복 모음인 "영" 의 "ㅕ"를 한번에 어택(attack) 하여 소리내야 합니다. 둘째로 , "화"의 "ㅎ" 을 확실히 발음 할 것, 셋째로 , 부점 붙은 4분음표에 걸려있는 "롭"의 소리가 , 한박자 반 동안 닫히지 않고 확실히 지속되기 위해서는 , "로 -옵 "으로 발음해야 하며, 화성은 "(ㄹ)오 -(ㅂ)" 에서 이루어 집니다. 따라서 "영 -화 로-옵 도다" 가 되겠으며, 리듬의 액센트는 "영"과 "로"에 있게 됩니다. 다시 말해 "이엉- 와 르옵- 도다"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다이나믹의 변화를 보시면, " 1소절 폴테 - 6소절 메조 폴테 - 14 소절 폴테 - 15소절 메조 폴테 - 22소절 폴테시모 " 로 이어집니다. 힘찬 팡파레 중에도 분명한 다이나믹의 차이가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14 -21소절에서는 "주의 이름 영화, 영화 롭도다 "하는 중, "주", "영", "영"에 주된 액센트, "이","롭"에 그보다는 약한 액센트가 가도록 함으로 , 패시지가 리드미칼 해 질 것입니다.
22- 25소절은 패시지 A를 완결 짓는 부분으로 모든 노트가 마르카토, 폴테시모 이며, 다음 패시지 B로 이어집니다.
B는 폴테시모와 피아니시모가 번갈아가며 이어지는 패시지로서, " 25 -26 소절의 폴테시모 - 27소절 수비토 피아니시모 - 29소절 크레센도 - 30 소절 폴테시모" 부분은 갑작스러운 다이나믹 변화에 익숙해 지기 위한 많은 연습이 필요 합니다.
36 -41 소절은 반주가 앞에 나서고, 합창은 잠간 2선에서 숨을 고르는 부분이며 , 이어질 42 - 49 소절의 보다 극적인 패시지에 대한 준비라고 볼 수 있습니다.
42소절 테너 파트의 메조피아노 "열- 방" 은 이 패시지를 선도하는 중요한 시작이며, 여일하고 고른 '톤'과 정확한 '핏치'가 필수적으로 요구 됩니다.
43 소절의 피아노는 45소절 메조 폴테 - 46소절 폹테를 거쳐 디크레센도가 되어 49소절 피아노로 돌아가며, 이 여덟 소절 패시지는 50 -57소절에서 다시 한번 되풀이 됩니다. 이곳은 세밀한 다이나믹의 배분이 있어야 합니다.
64 - 74 소절은 전혀 다른 표정인 다음 C, D 부분의 '피아노 - 아다지오 패시지' , 즉, 느리고 조용한 부분과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주는 과도적(transitional)인 브릿지이며, '조용히' 지납니다.
큰 그림으로 보아, 이 곡에서 C 와 D는 중간부분( middle) 에 해당하며, 느린 템포와 끄는 조용한 속삭임으로 , 앞 A 와 뒷 부분 '(recap.)A와 코다 ' 사이에서 확실한 대비를 보여주는 곳 입니다.
C로 불리우는 75 -89소절은 4부 합창이 화성적으로 핏치가 정확히 일치해야하는 아다지오 - 피아노 패시지로 , 많은 연습을 요 하는 곳입니다. 덧 붙인다면 , 85소절 둘째 노트와 89소절 둘째노트 "(지) 라"는 간단히 '건드리는' , '짧은 ' 노트들임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이어지는 89소절의 D 부분 아다지오는 한 단계 더 내려간 '피아니시모- 아다지오'로 시작하여 , 크레센도 - 미디움 - 디크레센도 - 피아니시모 로 가다가 , 97소절 크레센도가 시작되어 98소절 메조 폴테 에 이를 때 갑자기 잘리며(sudden cut- off), 처음의 빠른 템포로 돌아간 힘있는 간주가 이어받습니다 .
이때 이어받는 간주의 템포는 이 곡 맨 처음의 '팡파레 ' 템포와 정확히 같아야 합니다. 더 빨라진다면 , 이후 나오는 A 재현부(recap.A)와 코다의 강력한 응집력을 전혀 살릴수 없습니다.
101소절부터 시작하는 팡파레(recap. A)의 프레이징은 앞의 A와 같으며, 116소절 코다(coda)로 연결 됩니다.
116 - 118소절은 메조 피아노의 패시지이며, 이는 134소절 극적인 폴테시시모 까지 점진적으로 커지기 위한 ' 사전 포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 116소절 메조 피아노 -121소절 메조 폴테 - 126소절 폴테 - 126소절 폴테시모 - 132소절 폴테시시모 -134 소절 폴테시시모와 알렐간드로 " 를 거치며 점점 고조된 음악은 135소절 첫 노트에서 사정없이 잘리고(abrupt cut-off), 이어서 여덟 음의 강력한 후주로 곡은 마무리 됩니다.
이 곡을 보시면 가장 크고, 강력한, 힘이 넘치는 패시지와 가장 여리고, 조용하고, 속삭이는 패시지가 여러 곳에서 확실한 대비를 보입니다. 이를 청중에게 기량과 마음을 다하여 보여주어야 함이 연주자의 임무 입니다.
그리고, 이 곡의 기본 정서는 하나남의 영광을 찬양하는 기쁨과 즐거움입니다.
이 '영화 롭도다"를 부르고 나면, 연주자 , 반주자에게는 온탕, 냉탕을 여러번 거친듯한 "나른한 행복감"이 남습니다.
May 16 . 2011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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