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모시고 일 했던 C 목사님은 , 해 마다 2월 마지막 주일 예배를 3.1 절 기념 예배로 지키시며, 그 예배에 부를 성가를 특별히 지정해 주시는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그 성가는 항상 쥬세페 베르디(1813-1901)의 '히브리 노예의 합창' (Hebrew Slave's Chorus; Coro di Shiavi Ebrei ; 'Va Pensiero') 이었습니다.
일제 치하 한 민족의 고난을 ,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가 고통을 당하며, 고향을 그리며, 메시아를 기다리고 희망을 버리지 않던 , 유태 민족과 같다고 생각하신 것입니다.
'유태 노예합창'은 '바 팬시에로 ( Va Pensiero; 날아라, 내 마음이어)' 로 더 잘 알려져 있고, 오페라 '나부코(Nabucco; 이태리 어 , 느부가넷살 Nebuchadnezzar; 영어)' 3막 중 , 나부코 왕의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가 노역하던 유태인들이 합창하는, 슬프고 눈물겨운 노래입니다.
BC 587년의 이야기 입니다.
베르디는 이태리의 대표적인 오페라 작곡가로 , 그가 쓴 14개의 오페라 중 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아이다', '오델로', '돈 카를로', '팔스탚'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가 이 곡을 쓴 것은 1842년이며, ' 바 펜시에로'는 당시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던 북부 이태리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어 모든 사람이 즐겨 부르게 되었고, 오늘 날에도 제 2의 국가처럼 불리우고 있습니다. 마치 미국의 'God Bless America '와 같습니다.
가사중 "날아라, 내 마음이어, 날아서 달고 포근한 공기에 싸인 내 고향 동산으로 가라! , 아름다운 우리 나라는 없어졌구나! 아, 내 생명같은 나라!" 하는 오스트리아 정부가 보기에 자극적이고 불온한(?) 대목도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2,500년 전, 바빌론에서의 얘기입니다. 그러나, 시간을 초월하면, 당시 19세기 이태리 인 들 처지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는데에 말썽의 소지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당대의 '문화 문명국' 오스트리아 정부는 이 곡을 ' 앵콜'로만 부르지 못하게 했다고 전해 옵니다.
가사는 구약 예레미야 서 50장과, 시편 137편의 인용입니다.
노래는 슬프고 처절합니다 . 그러나, 이 시련이 예레미야의 예언대로 메시아를 기다리는 과정이라면, 노래에 믿음과 간절한 희망이 함께 섞여있다고 할 것입니다.
곡은 F# Major , 4/4 , 느리게( Largo), 1분에 4분음표 46 정도이며, 전 51소절, 길지 않습니다.
전주는 독립된 11소절입니다. 시작되면, 처음 5소절은 피아노이고, 6소절 수비토 폴테시모로 세 소절 가다가 , 9소절 수비토 피아니시모, 그리고 조금 커져 미디움까지 갔다가 , 다시 작아져 11소절에서 완전히 끊습니다. 조용하다가, 폭풍이 몰아치다가, 이윽고 잔잔해 지는 전주 11소절의 극적인 진행은 극명한 대비를 필수적으로 요구합니다. 반주하는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의 수준이 그대로 나타나는 대목으로 , 쉽지 않습니다.
합창곡은 소프라노, 앨토, 남성( 테너- 베이스) 의 3부로 되어있고 , 구성은 A -B -A입니다.
전주가 멈춰 한숨 쉬고 , 첼로, 베이스의 육중한 피치카토와 현의 알페지오로 반주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합창이 시작되는데, 노래하듯이( cantabile) 조용히( sotto voce)입니다.
첫 주제를 따라 20 소절 까지, 그리고 둘째 주제를 따라 28소절까지 갑니다. 이 부분이 A입니다.
가다 보면, 두, 세음이 함께 슬러로 이어진 곳이 자주 나옵니다. 본래 이태리어 가사는 한 음절이나 한 모음이 이어진 슬러 부분을 카바(cover)하고 있습니다. 따라, 노래하기도 쉽고, 느낌을 살리기에도 편리합니다. 번역된 가사는 가끔 이 슬러를 '끊는'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전혀 다른 멜로디가 되고 맙니다. 그러면 , 가사를 고쳐서라도 음악성을 살려야 한다고 저는 주장합니다.
그리고 14, 21 소절 , 스폴잔도가 붙은 노트들에 유의해야합니다.
특히 23소절의 여섯개의 스타카토 스폴잔도 노트후, 24소절 크레센도 폴테를 지나고, 25소절 폴테를 지나, 26소절 두 번째 빗(beat) 까지 한숨에 가야합니다. (25소절 두번째 빗 후 살짝 쉬기도 합니다만 ). 어렵습니다.
그래서, 23소절 스타카토가 설명이 됩니다. 여기서 숨을 저축하라는 얘기입니다.
비슷한 부분이 뒤에 한번 더 나옵니다.
B가 시작되는 29소절 부터는 ' 폴테시모 두 소절- 피아니시모 두 소절' 의 조합이 두번 반복 됩니다. 특별히 피아니시모는 다이나믹만 작아지는 것이 아니고, 합창 소리의 톤(tone)이 '속삭이는 소리'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대비(contrast)가 될 것입니다.
37소절 업빗에서 시작되는 피아니시모 패시지는 , 이어서 40소절 다운 빗 에서 크레센도가 시작되어 같은 소절 세번째 빗에서 폴테, 그리고 42소절 두번째 빗까지 한 숨에 갑니다.
먼저 알씀드린 24소절에서 했던 것과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39소절 속삭이는 곳에서 숨을 저축 해야함도 전과 같습니다.
이미 41소절 업빗에서 A 가 재현( recap.)되었고, 이번의 시작하는 다이나믹은 폴테이며 , 코다가 시작되는 44-45소절은 폴테 - 폴테시모-폴테, 46-47 소절은 폴테 - 폴테시모- 미디움으로 다이나믹이 바뀌는 변화를 지납니다. 이어서 48소절 두번째 빗 부터는 속삭이는 피아니시모로 이어져 ,50 소절 모렌도 페이드 아웃으로 노래는 끝이나고, 이어받은 반주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의 피아니시모 4분음표 코드 두 번으로 곡을 마무리 합니다.
성공적 연주의 요건은 다음 네 가지 입니다.
첫째, 곡중 피아니시모와 폴테시모의 크기와 성격을 먼저 정한 후 , 나머지 노트들의 음가를 정 하는 것이 쉽습니다.
둘째, 슬러로 이어진 노트들을 절대로 끊으면 안 됩니다. 삼연음부에 슬러가 걸려 있는 경우에는 첫음에 약간의 엑센트를 주고 나머지 두 노트가 따라가는 식이면 , 쉽게 끊기지 않고 부드럽게 지나갈 수 있습니다.
셋째, 한숨에 가야하는 긴 패시지 전에 , 어디서 어떻게 숨을 저축할 것인가? , 어떻게 커 질것인가? , 생각하고 , 정하고, 거듭해서 연습해야 합니다.
넷째, 중간 부분 피아니시모 페시지의 톤이 변하는 부분은 다이나믹 변화만이 이닌 '음성'의 성격을 바꾸는 곳입니다. '속삭이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이 필요 합니다.
마지막 당부 한 가지, 연주하기 힘든 곡을 위해 같이 애쓴 오케스트라나, 피아노 반주자를 위해, 항상 노고에 보답하는 큰 박수를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Apr. 8. 2011.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