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4-5 학년 시절 이었을 것입니다. 다이제스트 문고본으로 된 세계 문학 작품들을 닥치는 대로 읽던중 , 빅틀 유고의 ' 레 미제라불'과 만났습니다. 빵 한개 훔치고 5년 형을 받고, 두 번 탈옥하려다가 실패해 , 도합 19년을 감옥에서 보낸 장 발장의 이야기입니다. 그 작품의 두 곳에서 "하늘에는 영광, 땅에서는 평화"라는 노래가 수도원 담장을 넘어서 들려 온다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하나는 코젯의 어머니 팡테에느가 세상을 떠날 때, 또 하나는 장 발장이 임종할 때 입니다. 이게 뭔가? 하던 의문은 대학시절 라틴어를 배우고 나서, 이는 성경 구절이며, 많은 사람들이 이 구절을 가사로 곡을 썼음을 알게 되었고 , 후에 비발디의 '그로리아 ' 악보의 가사를 처음 봤을 때, "아! , 이것이 그 곡들 중 하나로구나"하고 반가웠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물론 장 발장이 비발디의 곡을 들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왜? 그때는 비발디의 작품이 세상에서 완전히 잊혀졌을 때(1800년 대)이니까요.
참, 비발디의 '글로리아'는 RV588 과 RV589의 두곡이 있는데, 우리는 지금 카젤라가 발견한 RV 589를 따라 가고 있습니다.
전 회에서 말씀드렸듯이, 'Gloria in Excelsis Deo' 와 ' Et in Terra Pax Hominibus'는 누가 복음 2장 14절 중의 댓귀 입니다. 따라서 곡의 분위기도 아주 대조적입니다. 이 곡은 시종 조용하고, 차분하며, '순종하는' 느낌입니다.
곡은 b-minor, 3/4 , adante(걷듯이), 1분에 4분음표 56정도 입니다.
이 곡을 바로크식 ' 테라스 다이나믹'으로 연주하면, 너무 단조하고 , 무미건조합니다.
그러나, 전 93소절 중 열 곳에 크레센도와 디크레센도를 도입하여 , 크고 작아지는 프레이징을 하면, 전혀 다른 감동적인 음악이 됩니다.
전주 여덟 소절의 시작은 현(strings) 인데 피아노- 레가토입니다. 5소절에서 크레센도, 7소절 폴테가 되고, 8소절 디크레센도 후 피아노에서 합창이 시작됩니다. 합창 곡 형식은 전형적인 푸가(Fuga)로 베이스 파트부터 시작합니다.
앞에서 말씀 드렸듯이 , 다이나믹이 바뀌는 곳, 즉, 크레센도의 시작 - 폴테나 메조 폴테에 이르는 소절 - 디크레센도 후 피아노에 이르는 세 단계를 알기쉽게 소절#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5- 8- 9 , 20 -27 -29 , 29 -31 -34 , 38 -40 -41 , 45 - 46 - 48 , 52 -54 - 56 , 60 -67 - 70 ,74 - 75 - 77 , 78 -82 - 85 , 85 - 87 - 90.
이상 열 곳입니다.
이 중 가장 강력한 폴테 부분은 64 -66 소절 , 82 -83 소절 입니다.
연주상의 주의는 ,
반주의 첼로와 콘트라베이스는 8분음표의 계속이고, 멜로디는 가끔 16분 음표의 조합을 보이나, 발생하기 쉬운 단조함을 피하기 위해 리드미칼 해야하고, 합창과 ' 같이 노래 해야함'이 필수적입니다.
합창은 다이니믹이 피아노 임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 튀는 음성'이 없도록 다듬어야 할 것이며, 정확한 핏치와 , 서로 같은 음색을 내기 위하여 소리가 모아지기 위해서는 , 많은 연습을 요합니다.
피아노, 피아니시모에서의 공명 되는 소리를 들으면 연주자 자신 부터 감동합니다.
비발디의 곡 중 이렇게 경건하고, 조용하고, 설득력 있고, 섬세한 감정적인 곡은 또 찾기 힘듭니다.
첫 곡 'Gloria in Exelcis Deo'와 같이 들으면 , 비발디의 '하늘' 과 "땅"에 대한 생각을 이해하게 되고, 우리 자신은 과연 지금 어디 있는가를 다시한번 돌아보게 됩니다. 이는 전지 전능하신 하늘에 계신 하나님과 , 땅에서 찬양하는 피조물의 자세에 대해서 입니다.
위의 두 곡을 묶어 연주하고 나면 , 아직도 무언가 찜찜하고 미진합니다. 그래서 , 대개 활기에 찬 일곱번 째 곡 '하나님의 독생자(Domine Fili)'를 더 해서 세 곡을 연주한뒤, 비로소 후련함을 맛 봅니다. 그 얘기는 다음 회에 하겠습니다.
Apr .26 . 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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