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March 18, 2011

체했다고?

40년  전  까지만 해도  미아리 고개나  남산 올라가는  길  옆에는   '체 내는집'이란  간판들이  가끔  눈에  띄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가슴이나  명치 끝이  답답한  것은   음식물이  내려가지 않고   식도에  걸려있는  때문이라며 ,   사람이   손을  입안에  집어넣어   손가락으로  걸려있던  물건을  '잡아  끄집어 내는곳'  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썩은  고기덩이도,   생선  뼈도,  밥  덩어리도  끄집어  내  진것을  보았다며,   어린  마음에  겁을  주었다.
지금은  중진국  대열의  선두에  끼어  폼을  잡는  나라에서 ,  이런  홤당한 곳은   당연히  없어졌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그때만 해도,   제법  고등교육을  받았다는  사람들  조차도   '용하다' 느니 , ' 끄집어  낸 후  증상이  싹  없어졌다' 느니 하는   미개 국민 같은 소리를   보통으로  했다.  생각만 해도  창피하고  낯  뜨거워지는  일이다.
초등학교  4학년  정도의  자연 공부만  제대로  한  실력이면,   우리  식도의  벽은  항상  움직여서   음식물  덩어리를    아래로  계속해서    내려 보낸다는 것을  안다.   음식물이나  고기 덩어리가  몇 일 씩   식도를  막고 있음은   인체  구조나  기능상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예를 들어 , 우리  입안에  고여   모르는 중  삼키게  되는  침의  양만  해도   하루  '  한 리터  반'이나  된다.     편도선이  부어  침을  삼키지  못 하고   게속  뱉어내야 했던  고역을  치러보신 분은  잘  알 것이다.    식도가  막히면   음식은  물론  침도  삼키지  못하고    계속  토하거나  뱉어냈어야  한다.      아무튼  , 가슴이나  명치끝이  거북하고  답답한 것은    몇 가지   확실하고  중요한  이유가  있다.

우선  위염,  식도염 등의  소화기 질환이다.  이들은  어떤  이유로   위나  식도의  벽이  부은  상태를  말한다.     흔히  끼니가  일정치 않을  때,  포음  포식 했을  때,    자극성이  심한  음식을  계속 먹었을  때,   알콜이나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를  많이  마셨을 때,  위액이  식도로  역류할  때,  또는  약물에  의해서도   벽이  부어  속이  쓰리고  거북할  때가 있다.          이 때에는   밥을  제 때  먹는다거나,   커피나  차를  끊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원인을  제거하고  치료함으로써   대부분  어렵지  않게  해결된다.
그러나,  위 벽이  헐거나   혹이 생겼거나  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증상이  두 주일  이상  계속되면   의사는  대개  내시경이나  초음파  사진 찍기를  권한다.

다음은  협심증이나  심근 경색  같은   심장의 문제일 수 있다.
이때는 ,  움직이거나  힘을  쓸  때  가슴이  답답해 지거나 , 한 번  증상이  생기면   몇 분  내지  몇  십분씩  계속 된다거나 ,  아픈 것이  왼쪽 어께, 팔 등으로   뻗치는  수도 있다.      이것은  당장  의사와  상의해야 될  심각한  문제다.     심장  질환이  흔한  미국에서는  가슴에  통증이  오면   무조건  담당 의사를  찾거나   가까운 응급실로  가는것이   상식화  되어있을  만큼   일반  대중의  인식이  높다.

그리고  담낭에  돌이  생겨서    배  윗 부분이나  가슴이  거북할  경우도  많다.    담석이  있다  하여  전부가   심한  통증을  동반한다고  생각함은  잘못된 것이다.

또  해부학적인  변이로  횡격막을  위장이  치받아  생기는  가슴의  통증도  있고,   드물지만  대동맥이  갈라져서  피가  그  틈으로  새어 들어가 아픈 수도 있다.     또 췌장의  문제,  폐염의  경우도   윗쪽  배가  불편할 수가있다.

얼마전  우연히  운전하다가   지금은  없어진   한 한국 방송에서   상담하는것을  듣게 되었다.
호소하는  증상은  틀림없이  불안정한  협심증이었는데 ,   상담받는 분은   기를  보충하느니 하는  전혀  엉뚱한  , 한가한  소리를  하고있었다.     사회의  공기인  방송이  전파를  내  보낼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만에  하나라도   생명이  관계된 것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재삼  말씀 드리거니와    자기 몸은   우선   자신이  돌보아야  한다.     그리고  적어도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야 한다.
주치의에게  항상  묻고  대화하심은   결코  손해 볼 일 없는 ,  요즈음  말로   " 믿져봐야   본전치기 "  아니겠는가?


                    칼럼집  "벽을  향한  소리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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