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rch 16, 2011

콜 니드라이(Kol Nidrei)에 붙이는 이야기.

설악산  비선대에  올랐을  때,    포코노를  가다  펜실바니아  고개  마루턱에서   먼 앞에  펼쳐진  아팔라치아  산맥을  볼  때,    한국  동해안에서  망망한  푸른  바다를  마주 했을  때  , 기도하고  싶어지고    함께  떠오르는  멜로디가  있습니다.     바로  막스  브루흐의  ' 콜  니드라이' 입니다.
첼로의  육중한  톤이  어루만지기도  하고,  고함치기도 하면서,  8분  쯤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콜  니드라이의  본래  이름은   ' 첼로,  오케스트라와  하프를  위한 아다지오(Adagio)   작품 #47 ' 입니다.      한국에서는   '신의  날' 로   번역합니다.     그러나, ' 콜  니드라이'란  원래  유태인의  '욤  키퍼'가  시작되는  저녁에   암송하는  기도문을  지칭하고,    이 곡의  두  주제(theme)는   유태 민족의  오래된  민요  멜로디입니다.

키는  d-minor,  처음  8소절  전주는   피아니시모, 느리게, 그러나 너무  느리지  않게(Adagio  ma non  troppo)로 되어있습니다.   1분에  4분음표  60 정도가  적당한듯 합니다.
린  하렐은  조금 나은데,  미샤 마이스키를  비롯한 여러분은   너무  느려서,  질질 끄는  느낌이 있습니다.     약간  빨라지고  고양되는  중반을 지나,   처음  템포로 돌아가는  마지막 부분이  너무  느려지면   지루하고  짜증이 납니다.      그래서   자기가  '기도'한다고  생각하고  연주하면  음악이  "흐를 것"  같습니다.
또  어떤  레코딩은  오케스트라는  자기  페이스를  지켜  가는데 , 솔리스트가  기분에  너무  '루바토'를  남용하는  경우를  봅니다.     리허살은   보통 생각하듯  음정 , 박자를  맞추는  절차가  아니고,   부분 부분 마다 어떻게   지나갈지를  서로 ' 약속'하는 것입니다.   이 약속은  무대 연주에서  엄격히  지켜져야하고 ,   융통성을  갖더라도  항상  일정 범위 안에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30, 40명의  반주자가  한 소리를 내기  위해서,  독주자가  기본적으로  절대로  지켜야할  상식입니다.

전주  8소절, 무릎 꿇는  기도 준비가  끝나면  첼로가  담담히  첫  주제를  연주합니다.  기도가  시작됩니다.     두번째  주제에서는   템포가  빨라지며  톤이  높아지고,  고함치고  울부짖는것  같은  대목을  지나 ,  천천히   , 조용히   기도가   마무리 됩니다.

이 곡을  쓴  막스  브루흐( Max  Bruch ; 1838- 1920)는   쾰른에서  태어난  독일인이며  개신교  신자이고  ,이 곡은  1881년  그가  리버풀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일 할때  쓴 곡입니다.

브루흐와  연관되어  심심치 않게    논난거리가  되는 것은    그가  유태인이냐,  아니냐  하는 것입니다.    우선  그의  이름을  보면 ,  전형적인  유태인  이름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독일에  나치가  집권하였을  때,  그의  작품은  전혀  연주되지  않았었고,   최근  몇 년 전   동남아  모  회교국에  초청된   한 외국의  오케스트라가   순서에   브루흐의  바이얼린  협주곡을  포함했다가  연주를  못 한적도  있습니다.
요즈음  같은 세상에  이해하기 힘든  얘기입니다.

브루흐 편에서는 ,  조사한  바,  그의  조상 중에는   유태인이  없고,  그는  단순히  유럽  민요를  주제로  곡을  썼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사실  브루흐는  베를린  유태교당의  수석  칸터  (노래하는 사람)인   리히텐슈타인과   친하게  지냈으며,   그로부터  유태 멜로디를  전해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 편에서는 , "그  호적도 없던  시절  ,   무엇을  근거로  조사했다고 얘기하느냐,  이름을  봐라.   암만  그  자신이  개신교  신자라고 해도  유태인 후손이  확실하다.   유태인  개신교인이  하나 둘이냐."라고  말합니다.
사실  ,음악에서  예술성이  중요하지  ,  조상이나  민족이  하나도  문제 될것이 없다고  생각되는데,    아무튼  지금까지의  역사는  그러했습니다.

그는   콜  니드라이 외에도  바이얼린  협주곡,  피아노 협주곡을  비롯한  적지않은  오케스트라 곡들을  남겼으며,  후세의  평론가들은  그를  로맨티시즘의  정상이라고 얘기합니다.

날마다 ,  조용한  이른  새벽,    콜  니드라이의  멜로디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축복과  여유를  가졌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요?


                         Mar.16.2011.

1 comment:

  1. 검색 중이었는데, 재미있는 글이 있네요.
    'kol Nidrei'(M. Burch)에 대한 자료를 찾느라....
    주말에도 행복하세요!

    Thanks. God B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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