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이었던가 , 추운 겨울 저녁, 명동 국립극장에서 들었던 혼 주자 베리 터크웰의 슈만, 베토벤 소나타 연주는 '신기'에 가까웠고 , '기막히다'는 얘기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후에 미국에 와서 , 터크웰이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빌린 "내추랄 혼"으로 링컨 센터에서 연주한 것을 듣고 다시한번 경탄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프렌치 혼' (French Horn ;앞으로 편의상 '혼'이라고 칭함)은 트럼펫과 함께 그리스,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가장 긴 역사를 가진 금관악기 입니다. 그때는 관에 마우스 피스를 연결하고 입술을 떨어 모든 음을 냈습니다. 그러나, 음악에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바로크 시대 부터입니다. 이때 쓰인 혼을 '내추랄 혼' 이라고 불러 , 후에 만들어진 ' 발브 혼'과 구별합니다. 발브 혼은 도, 미, 쏠, 도는 그냥 입술로 음을 내고, 나머지 음과 반음들은 입술이 떠는것에 더하여 , 피스톤과 키를 사용하여 발브의 회로를 바꿈으로서 미세한 음의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내추랄 혼은 모든 음을 입술을 떨어서만 냅니다. 그만큼 더 어렵습니다.
18세기 말 까지는 내추랄 혼이 대세 이다가, 19세기에 들어와 발브 혼이 주로 쓰이기 시작하며 여러 키의 혼이 만들어집니다. 또, 심포니를 작곡하는 분 들이 점점 혼을 많이 쓰기 시작하고, 중요한 독주악기로 사용하면서 연주 기술의 발전과 악기의 개량이 눈에 띄게 이루어집니다.
여기서 잠간 '키'에 대하여 설명 하겠습니다. 간단히 얘기해서, in F, 즉 F 키로 쓰인 악보에서 C로 그려진 음표는 실제로 F 음이고, D 로 그려진 음은 실제로 G가 되겠지요.
성악이나 , 이조 (transposition) 악기 아닌 다른 악기를 하시는 다수의 분들이 이조의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이조악기나 오케스트라 악보를 읽는데 지장이 있을 수있음은 당연합니다. 성악하는 분들은 '최고, 최상의 악기'인 , 위의 복잡한 절차가 전혀 필요없는 사람의 '음성'을 악기로 쓰기 때문입니다. 트럼펫이나 혼 주자들은 모두 이조에 능숙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F와 B-flat 키 발브를 함께가진 더블 혼입니다.
하나의 키를 가진 싱글 혼은 연주중 가끔 악기의 중간 파트(crook)를 몽땅 바꿔야 하는 번거로음이 있고, 고음을 내기위해 쓰는 키가 세개인 트리플 혼은 너무 무거워서 , 계속해서 들고 연주하기 힘 들기 때문입니다.
혼의 음정은 입술, 피스톤, 발브 이외에도 벨의 출구 부근에서 관의 일부를 오른손으로 막으면 음정이 반음 쯤 내려가고, 완전히 막으면 음정이 반음 쯤 올라가 미세한 음정의 조정이 가능합니다. 참 별난 악기입니다.
18세기 말 부터 혼은 독주악기로 각광을 받아, 레오폴드 모짤트, 아마데우스 모짤트, 리히하르트 슈트라우스, 상 상, 폴랭 등이 혼 협주곡을 남겼고, 베토벤은 혼 소나타를 , 슈만 , 말러도 혼 독주곡들을 남겼습니다. 이들중 가장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는 곡은 단연 아마데우스 모짤트의 혼 협주곡 4개 입니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혼 주자는 전설적인 18세기 조반니 푼토(Giovanni Punto)입니다.
20세기 후반에만 꼽으면 , 유럽의 해르만 바우만, 알란 시빌. 베리 터크웰, 미국의 데니스 브레인, 군터 쉴러, 제프 넬슨, 거기에 다가 뉴욕 필의 필 마이어스도 끼워주지요.
이분들의 CD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너무 간단히 여러가지를 얘기했나 봅니다.
우선 모짤트와 리히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협주곡을 들으시면 더 많은 이해가 되실 겁니다.
Mar.13.2011.
잘 보았습니다.
ReplyDelete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