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rch 12, 2011

'프렌치 혼'에 대한 소개.

1962년  여름, 고 2때,  세종로의  시민회관  무대에서는  뉴욕에서 온   목관 5중주 그룹이   안톤  라이카 와  프란츠  단찌의  목관5중주 곡을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거기서 , 그때 까지  학교나  군악대의  취주악 만  듣고  가졌던   목관,  금관에 대한  선입관이  간단히 깨지고,  새 세상이  열리는 귀중한 경험을 합니다.   그들이    벨벳같은  부드러운 ,  뭉게 구름 같은  포근한,  칼 끝 같은  날카로운  톤을  자유 자재로  구사함은   '경이'  그 자체였고,   저는  이를  계기로  대학에  입학하자  프렌치  혼을  새로  배우기  시작합니다.    특히   오보 주자  로날드  로즈만 , 혼 주자  랄프  프뢰리히는  지금까지  지워지지 않는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1968년  이었던가  ,  추운 겨울 저녁,  명동  국립극장에서  들었던   혼 주자  베리  터크웰의  슈만,  베토벤   소나타 연주는  '신기'에  가까웠고 ,  '기막히다'는 얘기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후에  미국에 와서 ,  터크웰이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빌린  "내추랄  혼"으로   링컨 센터에서   연주한 것을  듣고   다시한번  경탄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프렌치 혼' (French  Horn ;앞으로  편의상  '혼'이라고  칭함)은  트럼펫과 함께   그리스,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가장  긴  역사를  가진  금관악기 입니다.    그때는   관에  마우스 피스를  연결하고  입술을  떨어  모든 음을  냈습니다.    그러나,  음악에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바로크 시대 부터입니다.    이때  쓰인 혼을  '내추랄  혼' 이라고 불러  ,   후에  만들어진 ' 발브 혼'과 구별합니다.      발브 혼은  도, 미,  쏠, 도는  그냥  입술로  음을 내고,  나머지 음과  반음들은   입술이   떠는것에  더하여  ,  피스톤과  키를 사용하여   발브의 회로를  바꿈으로서  미세한 음의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내추랄 혼은  모든 음을  입술을  떨어서만  냅니다.   그만큼  더 어렵습니다.
18세기 말 까지는  내추랄 혼이 대세 이다가,   19세기에  들어와  발브 혼이  주로 쓰이기 시작하며  여러  키의  혼이  만들어집니다.   또,  심포니를  작곡하는 분 들이 점점  혼을  많이 쓰기  시작하고,  중요한  독주악기로 사용하면서  연주 기술의   발전과  악기의 개량이  눈에  띄게 이루어집니다.
여기서  잠간 '키'에  대하여 설명 하겠습니다.   간단히 얘기해서,  in F,  즉  F 키로  쓰인  악보에서  C로 그려진 음표는  실제로 F 음이고,   D 로 그려진 음은  실제로 G가 되겠지요.  
성악이나 , 이조 (transposition) 악기 아닌   다른  악기를 하시는  다수의   분들이  이조의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이조악기나   오케스트라  악보를 읽는데  지장이 있을 수있음은  당연합니다.    성악하는 분들은  '최고, 최상의 악기'인  ,   위의 복잡한  절차가  전혀  필요없는  사람의  '음성'을  악기로 쓰기 때문입니다.         트럼펫이나  혼 주자들은  모두  이조에 능숙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F와  B-flat 키 발브를  함께가진  더블 혼입니다.
하나의  키를  가진  싱글  혼은  연주중  가끔   악기의  중간 파트(crook)를  몽땅 바꿔야 하는  번거로음이 있고,   고음을 내기위해 쓰는   키가  세개인  트리플 혼은  너무  무거워서 , 계속해서  들고  연주하기 힘 들기  때문입니다.
혼의  음정은  입술,  피스톤,  발브 이외에도    벨의  출구 부근에서  관의   일부를   오른손으로 막으면  음정이  반음 쯤  내려가고,  완전히 막으면  음정이 반음 쯤  올라가   미세한 음정의 조정이  가능합니다.  참  별난 악기입니다.

18세기 말 부터 혼은  독주악기로  각광을 받아,  레오폴드 모짤트, 아마데우스 모짤트,  리히하르트  슈트라우스, 상 상, 폴랭 등이  혼 협주곡을  남겼고,   베토벤은  혼 소나타를 ,  슈만 , 말러도  혼 독주곡들을  남겼습니다.          이들중  가장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는 곡은  단연  아마데우스  모짤트의  혼 협주곡 4개 입니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혼 주자는  전설적인   18세기   조반니  푼토(Giovanni Punto)입니다.
20세기 후반에만  꼽으면 , 유럽의  해르만  바우만,  알란  시빌.  베리 터크웰,  미국의  데니스  브레인,  군터  쉴러,  제프  넬슨,   거기에 다가   뉴욕 필의  필  마이어스도 끼워주지요.
이분들의 CD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너무  간단히  여러가지를 얘기했나 봅니다.
우선  모짤트와  리히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협주곡을  들으시면  더   많은  이해가  되실  겁니다.


                         Mar.13.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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