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March 18, 2011

'천사의 합창' (Chor der Engel ; Angel's Choir) 연주에 대한 소고.

부활절이  가까워 지고, 교회  성가대  마다  특별  순서를  준비하느라고  바쁩니다.
베토벤의  오라토리오  '올리브 산의  예수' 중   맨  마지막 곡  '천사의  합창'은  부활절  성가로  가장  인기있는  곡 중  하나입니다.
내용이 부활절과  일치 하는데다가 , 베토벤  특유의   강렬한 '뚝심'과  , 곡  해석의  어려움,  고난도의  프레이징,   반주의  기술적   난점과  화려함,  시원스럽게  끝나는  마지막 등등이   모든  성가 대원들에게    '  일생  적어도  한번은  해 볼만한  도전'이라고   여겨지며 ,   부르고  난  다음의  성취감  또한   고생에  비례하여     커지기  때문일 것 입니다.

이   '올리브 산의  예수'는   1803년  작곡 되었고   초연 후  베토벤이  많은  수정을  하고,  다른 사정이  있어  악보가  정식 출판된  것은  1811년 입니다.
예수 (테너),  천사  세라프(소프라노), 베드로(베이스) 의  세 독창자와    군인들, 제자들, 그리고 천사들의  4부 합창단이  노래하며,  연주 시간은 50분 가량입니다.
곡은  올리브 산에서의  기도,   체포,    하나님이 예수를  받아 들이고 ,천사들이  이를  확인하는 합창으로  끝을  맺습니다.         대본의  작사자는   프란츠  후벨이며,  '인간으로서의 예수'의  표현에  치중하였다고   후세의  평론가들은  얘기합니다.
그러나  요즈음   전곡  연주는  드물고,   '천사의  합창' 만  널리,  자주  불리웁니다.

'천사의  합창'을  연주해  보면,  몇가지 점에서  매우  특이합니다.

우선,  맨  처음  시작되는  부분에서  느끼는   '강력한  힘' 입니다.  '뚝심' 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여기는    템포에 대한   얘기는  없고   Maestoso (장엄하게) 라고만  되어있습니다.     물론  "장엄하게  뛰어간다" 는  말은  없습니다.       당연히     느린데,    어느만큼이냐를   정할  때, 다음 몇가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첫째로,  첫 소절부터  만나는  32분 음표와  쉼표의  음가(value  of  notes) 입니다.    이들이  충분히  깨끗하게   나타나야 하고,  힘이 느껴져야 합니다.   그렇다고해서  너무  느려지면    장엄함을 잃고   질질  끌게됩니다.        둘째로,  이 Maestoso부분을 지나면,    다음은  빨라지는  Allegro 부분이고,   마지막  코다 부분에 가면  더  빨라지는  Piu  Allegro로  되어있습니다.      이 세 부분의  템포를  미리   염두에  두고 ,    계산에  넣어 배분해야   할것입니다.
첫 부분의  템포가  그래서  중요합니다.     필자의 생각은  1분에 4분음표  40-50이  적당할듯  합니다.

또  항상  탄복하는 것은   첫 부분 가사의   영어  번역 입니다.
원문은  독일어로   "벨텐  징겐 (Welten  singen; 온 세상아  노래하라)" 입니다.  이는   음악의  진행과  기막히게  어울립니다.   영어  번역은  "할렐루야"입니다.    이  또한   음악과 , 내용과  절묘하게  맞습니다.       누가  이  단어를  골랐는지,   가히  '천재의  번역' 이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어  가사도  이 부분은  '할렐루야'를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다음에   이어지는   '알레그로'   부분은  전형적인  '푸가 (Fuga)' 형식입니다.
참 , '푸가'가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옛날  부르던  ' 돌림 노래'(윤창)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정한  멜로디를  다른  파트가   몇 소절  간격을 두고  따라  부르는  것입니다.
여기는  첫  부분  마에스토소 와는  대조적으로, 아주  가볍게  '사뿐사뿐' 가는    패시지입니다.
첫 소절 부터  나오는  오보와  트럼본의   2분 음표와    이어지는  8분 음표들이  스타카토  임에  유의 해야 합니다.     그리고  합창  파트의  8분 음표들은  둘 씩  묶여 있습니다.  사람  음성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둘씩 묶인것은  이해가 되고 ,  이  묶인  두 음 들이   한 단위로    '스타카토  가까운  기분'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는  뜻도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합창 파트의  프레이징은    반주 파트의  악보를  보면   어떻게 가야할지   해석이  가능 합니다.

마지막  부분 ,  피우  알레그로(Piu  Allegro)는  완전히   날아가듯  뛰는 부분입니다.    즉, ' 알레그로 '로 부터  점차  고조 되어온  분위기의  완결편 입니다.
여기서  특히  주의할 곳은   두 곳입니다.    똑 같은  패시지의  끝인 ,   piu allegro에서 13번째  소절의  첫  노트는   4분 음표이고, 같은  25소절의  첫  노트는  2분음표 ,폴테  입니다.     이  차이는  무엇을  의미하나요?     그리고  25 소절에서는   다음 노트가   바로  subito  pianissimo(갑자기  작아지고) 로  이어지고,     크레센도가  시작되어     4소절 후에는   다시  폴테 가 됩니다.      이 25소절의  폴테   2분음표 처리와 ,  이어지는   극적인  커짐 (Cresc.)을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  지휘자가   숙고 해야  할  부분입니다.
베토벤은  25소절의  2분음표를 ,  다음  패시지의  극적  효과를  위해서,   더욱  뚜렷하게    강조 하라고  얘기하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   맨  마지막  노트들은    강력한,  인정사정 없는,  짧은   '쾅'  '쾅'  으로  극적인  마무리를 합니다.

간단히  악보를  일별  했습니다.

"역시  베토벤"  입니다.


           Mar.1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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