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후 종려주일(Palm Sunday)이 옵니다. 그 날 부르는 성가의 하나로 오늘은 '종려나무'( Les Rameaux ; The Palms)를 소개하려 합니다.
작사자는 알려지지 않았고, 작곡자는 장 바티스타 포레(Jean-Baptiste Faure ;1830- 1914)입니다. 우리는 포레 하면, 가브리엘 포레( Gabriel Faure)를 먼저 생각하나 , 이 두 사람은 구분해야 합니다. 물론 같은 프랑스 인이고 파리 음악원 출신에 교수를 지냈고, 작곡가라는 공통점은 있습니다. 그러나 가브리엘 포레가 15년 연하입니다.
장 바티스타 포레는 당대에 꼽히던 오페라 바리톤 가수로 파리와 런던 로얄 오페라에서 활약하였고, 작곡가로서는 몇개의 길지 않은 성가들을 남겼습니다.
그 중 이 '종려나무'는 특히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아 , 본래의 솔로 성악곡 보다 피아노 곡, 현악3 증주곡, 피아노 3중주곡, 합창곡 을 비롯한 훨씬 많은 편곡 작품들이 전해 옵니다.
편곡이 많다 보니, 키도 다르고, 박자도 여러가지 입니다.
오리지날 악보의 키를 찾아 , 열심히 뒤져 보아도 B-flat, A-flat, C 등 각각이어서 , 우선 편곡자의 이름이 붙은 악보는 다 제외하고, 포레 이름만 쓰인 성악곡 악보를 찾으니 한 종류가 남는데 , 키는 B-flat Major, 박자는 4/4 입니다. 이 악보가 원전이라는 확증은 없다 하더라도 , 오늘 말씀 드리는데 큰 문제는 없을 듯하여 이 악보를 따라 가도록 하겠습니다.
박자도 위에 말씀드린 대로, 4/4, 6/8, 12/8 등으로 되어있습니다. 6/8 악보는 , 물론 리듬은 다르지만 , 12/8 악보의 소절 수만 2배로 늘렸고, 또 4/4와 12/8 악보는 빗(beat)이 소절 당 넷으로 같고, 각 소절의 시간 길이가 4초 정도(빗당 1초) 로 짧기 때문에 , 실제로 노트의 차이를 뚜렷하게 느끼지 못 하며, 악보를 읽으면 , 12/8 악보상의 8분음표 세개를 4/4 악보에는 8분음표 3연음부로, 부점 붙은 4분음표를 부점없는 4분음표로 바꿔 쓴 식의 차이만 있습니다.
이 곡이 예수의 '행진' , '안단테' 임을 생각하면 , '마에스토소'를 감안하더라도 한 소절 당 4초 이상의 시간은 무리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면 , 4/4 , 1분에 4분음표 60-70의 템포, B-flat Major, 안단테(걷듯이) 마에스토소(장엄하게), 악보를 따라 갑니다. 곡의 구성은 A-B이며, 27소절로 되어있습니다. 짧습니다.
그래서 26소절에서 6소절로 돌아와 두번 반복합니다. 따라서 노래는 세 절이 됩니다.
그리고, 소절 당 빗(beat)은 넷이지만, 느끼는 펄스(pulse)는 둘 입니다.
가끔 6소절, 노래가 시작되는 부분의 다이나믹이 메조 폴테 (mezzo forte)로 표시된 악보들이 있습니다. 보면 , 8소절에 크레센도가 시작되어 9소절에 폴테에 이릅니다. 그런데, 10소절 , 같은 패시지가 시작되는 곳의 다이나믹은 피아노이며, B가 시작되는 14소절 메조 폴테 까지 크레센도가 계속됨을 보면 , 6소절의 다이나믹은 피아노가 더 합리적입니다.
B가 시작되는 14소절에서는 메조 폴테 보다 약간 더 커야 , 계속되는 크레센도로 감정을 나타내며, 느려지며 , 자연스럽게 18소절 폴테-폴테시모에 도달할 것입니다.
노래는 20소절을 정점으로, 21소절에서 부터 느려지며 끝이나고, 반주가 힘찬 패시지를 이어 가다가 25소절부터 잦아들며 , 26소절에 와서는 반복을 위해 다시 6소절로 돌아 갑니다.
여기서 또 한번 6소절 피아노가 합리적 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노래가 두번 반복된 후, 27소절에서 반주 후주는 폴테시모 트레몰로에 이어 4분음표 B-flat 토닉 코드로 끝을 맺습니다.
곡 중 곳곳에 느려졌다가 '아 템포'가 되는 부분들이 있고, 22,23 소절은 아예 느리게( largo)라고 써 있습니다. 쉽게 얘기해서 " 한바탕 뽑는" 곳이며, 연주자의 감정이 최대한 나타나는 부분이 되겠습니다. 노래는 길지 않지만 , 모두가 종려 주일에 예루살렘 길에 나와 두 주먹 불끈 쥐고 "호산나!"를 부르는 , 고양된 감정의 열기가 청중들에게 느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예수께서 5일 후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결말을 압니다. 따라서 이 노래를 부르는 그 열기는 처절하고 , 비장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담 하나, 결혼식에 가서 가끔 이곡의 연주를 듣습니다. 기분이 착잡 합니다.
과연 저 연주자들은 이 신랑 , 신부가 예수님이 가셨던 고난의 길을 따라 가라는 뜻으로 연주하고 있나? 하는 생각입니다.
다른 축하곡도 많은데, 되도록이면 이곡을 결혼식장에서는 듣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습니다.
Mar.3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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