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rch 22, 2011

조르쥬 비제(Georges Bizet)와 '신의 어린 양'(Agnus Dei).

1962년 봄, 사순절 기간,  제가 고2 때 입니다.  서울  장충동  경동 교회  주일  예배에  참석했던  저는 뒷 쪽에서  들리는  우렁찬  바리톤  독창 에   부끄러움도  잊고,  염치  불구하고   몸통을  돌려   이층을  쳐다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도대체  누구야?     (당시  경동 교회는  뒷쪽  이층에   하몬드 올갠이  있었고 ,  성가대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 곡은  비제의  '신의  어린양' 이었고,   목소리의  주인공은    일본에서  돌아온   이인영 선생이셨습니다.     중3때   이선생의 귀국  독창회에  아버님과 같이가서   큰  감명을 받고 온  기억이  채  가시기 전에 ,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다시한번    그 감동을  되살리는  기회를  갖게  되었던  것입니다.     오케스트라 연주와는  또 다른   깊은  인상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이 곡은  본래  비제가  1872년 작곡한  인시덴탈 뮤직  '아를르의 여인(L'Arlesienne)' 2막과  3막  사이의  간주곡입니다 .   '아를르의 여인'은  여러분이  잘  아시는  알퐁소 도데 의  희곡이고  비제는  여기에  곡을  붙였습니다.     인시덴탈  뮤직(Incidental  Music)이란   대사나, 노래나, 연기없이   대본의   장면   진행에  따라  오케스트라 나  기악 연주곡을  붙인 것입니다.     이 처음 쓴  인시덴탈 뮤직에는  예외적으로   합창이  들어있습니다.
이 곡들은 처음 발표 되었을  때  혹평을  받아,  비제는  몇 년 후 4개 악장의  '조곡'으로  다시 씁니다.  그리고   비로소  '괞찮다'는  평을  받습니다.   이것을  '아를르의  여인  조곡  I' 로  부릅니다.    그가 36세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  4년 후,   어네스트  귀로드(Ernest  Guiraud)가  다시 손을 보아  편곡하여   '아를르의  여인  조곡 II' 를  내 놓습니다.    요즈음  우리가  듣는 곡은  거의  이 ' 조곡 II'입니다.     이 조곡II의   2악장 간주곡(Intermezzo)이  바로  '아누스  데이 '입니다.

이 곡에 누가  가사를  붙이고,  언제부터  성가로 쓰이게 되었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그러나,  유 -튜브에는  1910년 경  테너  엔리코 카루소 가 부른   '아누스 데이'   SP 레코딩이  올라 있습니다.

'아누스 데이(Agnus  Dei)'는  ,아시다 시피,   미사 예식중  하나님께 제물을  바치는  순서의  음악입니다.   이 곡이 특히  4순절에 쓰이는  이유는 ,  아마  '제물로  바쳐지는  예수' 라는 의미 때문일  것입니다.

키는  D-Major 이고  템포는  보통  빠르기로(moderato), 4분음표가  1 분에  72 정도입니다.
시작되면 ,  오케스트라의   팡파레에  이어서  목관의  피아니시모  대답이있고,   이 대목이 한번 더  되풀이 된 후,  테마  멜로디가 나옵니다.   오케스트라에서는  혼과  목관들이며 ,  성악 곡에서는  편곡에  따라  소프라노도,  테너도,  바리톤도,  합창도  될 수 있습니다.     패시지에 따라,   극적인  커짐 ,   작아짐,   끄는 부분이 많고  ,  감정   표현에   굉장히  섬세해야 할  부분이    거의  모든  패시지에  걸쳐있어    연주하기  힘든 곡입니다 .    마지막은  절규하듯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  외치고,   처음같은  팡파레로  마무리  됩니다.

사람들은  비제의 이름에는  익숙하지만  '조곡II' 의   편곡자  어네스트 귀로드는  거의 모릅니다.     제  개인 의견으로는 ,  물론  비제가  본래 곡의  작곡자이기는  하지만 ,  요즈음 저희가  듣는  '아를르의 여인'이   거의 '조곡II'  임을  생각한다면,   귀로드는  훨씬  더 많은  관심과  찬사와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되는  것입니다.


                     Mar.2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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