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고등학교 시절, 그 곳은 존경 받던 김 원규 교장선생님이 계시던 곳이었다. 공립 학교 인사 이동으로 다른 곳으로 떠나신 후에도 조회시간에 언제나 강조하시던 가르침 만은 제자들 대를 이어가며 남았다. 그 때로부터 50년이 지난 오늘 날에도 항상 내 마음 속에 남아 떠올리는 말씀이 있다.
"세상에는 세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다. 그 하나는 그 곳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 둘째로는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인 사람 , 셋째로는 그곳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다. 제군들은 어디 가든지 그곳에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 되라" 는 가르침이다.
외람되기는 하나, 가끔 위의 '사람'이라는 단어 대신 '약품'과 '식품'을 대입시켜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된다.
'약품'이면 필요한 때 , 필요한 곳에 꼭 있어야 하고, 쓰여야 한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면 약품이 아니며, 절대로 아무데나 쓰여서는 안되는 큭성을 가졌다.
'식품'은 '약품' 보다 덜 제한적 이어서 무해한 음식을 먹는 것 까지는 괜찮으나 , 잘못된 음식을 먹어서는 안되는 것이 약품과 같다.
그런데 약품은 식품 보다도 재화로서의 가치가 높아, 일반적으로 훨씬 더 많은 돈을 주어야 살 수 있다. 바로 여기에 좋지 않은 의도를 가진 사기성을 띈 상술이 개입할 여지가 있다. 즉 , 식품을 '약품화 ' 하여 판매 함으로써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거짓말과 그럴듯한 과장을 통하여 '식품'을 ' 약품'으로 둔갑 시키려고 갖은 수단을 동원하게 된다.
신문이나 라디오, TV등의 광고에 써 있는 그대로 라면 세상이 몇 번 뒤집힐 만큼의 충격적 내용에 심심치 않게 접한다.
예를 들어, 아직도 현대 의학으로 근본적 해결이 요원한 병이 단 사흘의 투약으로 해결 된다거나, 원인도 모르고 있는 병의 치료법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거나, 아무도 모르는 자기만의 틀림없는 '비방'이 있다거나 하는 등등이다.
그런데 잠깐 다시 생각 해 보면, 이러한 획기적인 업적(?)에는 당연히 온 세상이 놀라 시끌 벅적 해야 할 것이며, 해마다 몇 억불 씩의 거금을 신약 개발에 투자하는 제약 회사들이나 기업들이 나서서 그 비방의 독점권을 사 들이려고 아귀다툼을 벌여야 할 것이며 , 노벨 상을 비롯한 권위있는 학술 상들이 당연히 몇 번씩 주어졌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조용하기만 하다. 왜? 전혀 광고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학술상 증명 실적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학술 논문이 발표 될 때는 그 내용 중에 어떠한 경로로 , 어떠한 과정을 밟아 실험하였으며, 그 결과 이러이러한 데이타가 얻어졌다고 자세히 밝히게 되어있고, 이에 따라 다른 사람이나 연구 기관들이 그 설명 대로의 과정을 거쳐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야만 , 비로소 특정한 주장은 인정을 받게 되는 것이다.
현대 의학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주장은 사실이고 , 당연하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자기들 주장이나 현대 의학이나 모든 문제의 해결을 못 한다는 관점에서 '마찬가지' 라는 논리의 비약은 결코 있을 수 없다.
지금까지 아는 지식으로 해결 할 것은 하고, 더 이상 할 수 없는 한계점 까지 최선을 다 하는 것이 , 현재로서나 장래에도 변함없는 순리일 것이다.
혹자는 미국 FDA의 허가를 받았다고 광고에 썼다. 그러나 그것이 식품으로서의 허가인지 , 약품으로서의 허가인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만일 약품으로 허가를 받았다면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던지, OVER-THE -COUNTER DRUG 으로 등재가 되어있을 터이다.
또, 모양을 약품처럼 알 약으로 만들어 파는 수도 있다. 아시다시피 모양만으로 '약품'이 돨 수는 없다.
업자는 식품으로 피는데, 소비자가 약효를 기대한다면 , 그것은 자기의 책임이 아니라고 발 뺌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값은 사탕 한 봉지 정도의 값이어야 한다.
소비자들이 위의 간단한 사실 몇 가지만 염두에 둔다면 과대 광고한 물건들은 당연히 팔리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팔린다. 왜? 약자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으로, 또 '믿져봐야 본전'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과대 광고에 속아 '기대'와 '시간'과 '노력'과 '금전'을 '투자' 했을 때, 이는 더 이상 '본전'의 경지가 아니다.
따라서 ' 투자' 이전에 제 정신으로 올바르게 판단함이 필요하다. 어떻게? 간단하다. 쉽게 '상식'으로 생각하시면 된다. '상식 선' 에서 이해가 안 되면 그 분야의 전문인에게 물으시면 된다.
덧붙여, 그래도 당사자가 판단에 힘들어 하면, 이번에는 가족이나 친지가 나서서 정확한 사실을 일 깨워줄 차례이고, 당연히 그렇게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된다.
지금 세상은 '열린 세상' 이다. 숨겨진 혼자만의 비방은 절대로 없다고 확실히 단언 할 수 있다.
칼럼집 "벽을 향한 소리 "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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