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Ave Verum Corpus' 는 한국어로 '존귀하신 예수'라고 번역합니다. 그러나 '존귀하신 예수의 주검'이 더 본래의 뜻에 가까울 것이라고 생각 됩니다.
편성은 현과 올갠, 4부 합창으로 되어있으며, 4/4 , 전부 46소절의 길지 않은 곡입니다.
템포는 느리게(Adagio), 1분에 4분음표 60 가량이 되겠습니다. 처음 시작되는 전주 2 소절과 합창의 시작에는 Sotto voce (조용히) 라고만 써 있습니다. 중간 부분 한 곳과 마지막에 폴테가 한번 더 있을 뿐, 처음부터 끝 까지 ' 잔잔하고', '고요하고' , ' 속삭이는' 음악이 이어집니다.
가사는 라틴어 입니다. 아시다 시피 , 라틴어는 글자로만 남아있는 언어 입니다.
따라서 어떻게 발음하느냐 하는 문제가 항상 나옵니다. 로만 카톨릭 교회에서는 ' 에클레시아스티칼 라틴 (Ecclesiastical Latin)' 이라는 발음 기준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다른 기준을 사용하는 곳도 많으며 , 음악에서는 레코딩을 들어 보면 , 'J' 나 'C' 의 발음을 자기들 모국어에 준해서 발음하는 것을 자주 봅니다. 아마도 노래하기 쉬운 발음을 선호하는것 같습니다.
이것은 합창 지휘자의 선택에 따른 듯 합니다.
이 곡을 형식으로 분류하면 '모텟' (Motet)에 속합니다. 모텟이란 AD 350 , 400년 경 부터 , 즉 , 기독교가 로마 제국의 국교로 되었을 무렵부터 단성부로 시작된 교회음악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다성부로 발전하고, 반주에 다양한 악기들이 도입 되면서, 19세기쯤에는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에 쓰인 좋은 곡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 곡의 키는 D-Maj.로 되어 있습니다. 이 시대의 곡들은 통상 처음부터 끝 까지 같은 키나 모드로 갑니다. 따라서 비교적 단조롭습니다. 그러나 JS Bach가 곡중 변조를 시도 했었고, 모짤트 역시 이 곡중 변화 무쌍한 변조를 여러 곳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선 합창 소프라노 첫 소절을 보시면 A에서 D로 4도를 오르고 , F#으로 6도를 건너 뛰어 내려온 다음, A-G#-G로 이어집니다. (3,4소절. 37소절도 같은 이유로 설명)
어떤 분들은 이것을 대위법 상의 passing tone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른 분들은 이를 Lydian Scale 을 따라 내려온 것으로 해석합니다. 리디안 음계는 고대 희랍 음악에서 부터 보이며 , 쉽게 얘기해서 지금 쓰이는 한 옥타브를 3온음씩 둘로 나눈 스케일 입니다. 즉, C 에서 F#까지가 하나, F# 에서 C 까지가 한 단위가 됩니다. 3도 간격으로 쌓아 올리는 화음도 C-E-G 가 아니고, C-E-F# 이 됩니다 이는 물론 불협화음이지만 다음 노트를 더욱 기대하게 하는 묘한 느낌을 줍니다. 요새 이 스케일과 코드는 재즈 뮤지션들이 즐겨 많이 씁니다.
모짤트는 ' 아베 베룸' 에서 이 리디안 스케일을 따라 올라가고 내려오며, 자연스럽게 조 바꿈을 하는 브릿지로 사용합니다. ( 3-4 , 16, 22, 26, 37- 38 소절을 보세요)
이렇게 모짤트는 D장조로 시작해서 d 단조로, 또 거기서 g 단조로 , 또 한 파트가 한 노트를 유지할 때는 다른 파트가 움직여 코드를 바꾸고, 스케일을 따라 오르고 내리며 , 자유 자재로 변조 하면서,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지루하기는 커니와, 항상 신선감과 기대감을 가지도록 합니다.
"이 곡은 왜 이렇게 반음 진행이 많아?" 라고 생각 되실지 모르지만 , 이유는 바로 여기 있습니다. 한마디로 모짤트의 천재성 입니다.
또한 이 곡은 통상의 A-B나, A-B-A형식이 아니고, A-B-C-D-E 각각 다른 패시지의 진행입니다. 그런데도 전혀 산만하다거나, 다른 생각하거나, 한눈 팔 틈이없고 , 따라가다 보면 나무 일찍 끝이 납니다.
이 곡의 가사 Ave Verum Corpus는 14세기 부터 카톨릭 교회에서 대대로 내려오며 , 여러 사람이 곡을 붙여 널리 쓰여왔습니다. 그런데 모짤트는 두 곳을 고칩니다.
그 하나는 맨 처음 부분, " Ave Verum Corpus "를 " Ave, Ave Verum Corpus "로 고쳐, " Ave"를 한번 더 되풀이 합니다.
다른 한곳은 가사의 맨 마지막 줄, "오, 자비로운 예수여, 은혜를 베푸소서, 아멘" 을 빼고, "in Mortis examine"를 한번 더 되풀이 합니다.
이는 물론 모짤트가 음악적으로 보다 완벽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 때의 교회 사제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을 당해 , " 네가 감히?" 하는 식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었겠다 고 이해 합니다.
모짤트는 이곡을 1791년 친구인 안톤 스톨을 위해 썼고, 2년 후 그가 세상을 떠날 때 까지, 레퀴엠을 비롯한 여러 성가들을 남깁니다. 그는 기본적으로 ' 크리스천' 이었다고 여겨집니다.
과연 이곡의 무엇이 저로 하여금 묵상하게하고, 돌아보게하고, 생각에 침잠하게 할까요?
단순히 음악에, 예술에 대한 감동일까요?
아니면 , 하나님의 저에대한 의사 표시 및 전달 수단의 하나였을 까요?
Mar. 25. 2011.
ADDANDUM.
이 곡의 연주에 대한 의견, 실제 연주상의 유의 사항, 감상은 훗날 2017년 4월에 썼고, 제목
"'아베 베룸 콜푸스 '의 연주에 대한 실제적 고찰(2)" 로 이 블로그 2017년 4월 3일 자로 올라
있습니다.
같이 읽으시면 도움이 되실 것으로 사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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