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March 25, 2011

모짤트(WA Mozart) 와 '아베 베룸 콜푸스(Ave Verum Corpus)'. (1).

요즈음  사순절  기간에  자주 듣게  되는   모짤트의  '아베  베룸  콜푸스'는  참  특이한  성가입니다.     하늘에서  속삭이듯  들려오는  조용하고,  섬세하고,   성 스러운  이곡을  들을  때  마다   ,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왔으며  ,  하나님과  예수님은   나에게  과연  무엇인가?   저  자신에게  묻습니다.

제목 'Ave  Verum  Corpus' 는  한국어로   '존귀하신  예수'라고   번역합니다.     그러나  '존귀하신  예수의  주검'이  더  본래의 뜻에   가까울  것이라고  생각 됩니다.

편성은  현과  올갠,  4부 합창으로  되어있으며,  4/4  , 전부  46소절의  길지 않은  곡입니다.
템포는  느리게(Adagio),   1분에  4분음표 60 가량이  되겠습니다.   처음 시작되는  전주 2 소절과  합창의 시작에는  Sotto  voce (조용히) 라고만  써 있습니다.    중간  부분  한  곳과    마지막에  폴테가   한번  더 있을  뿐,  처음부터  끝 까지   ' 잔잔하고',  '고요하고' , ' 속삭이는'    음악이  이어집니다.

가사는  라틴어 입니다.  아시다 시피 ,  라틴어는  글자로만  남아있는  언어 입니다.
따라서  어떻게  발음하느냐 하는  문제가  항상 나옵니다.   로만  카톨릭  교회에서는  '  에클레시아스티칼   라틴 (Ecclesiastical  Latin)' 이라는  발음 기준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다른  기준을  사용하는 곳도  많으며 ,   음악에서는    레코딩을  들어 보면 ,   'J' 나 'C' 의   발음을  자기들  모국어에  준해서   발음하는  것을  자주  봅니다.   아마도  노래하기  쉬운  발음을  선호하는것  같습니다.
이것은  합창 지휘자의  선택에  따른 듯  합니다.

이 곡을  형식으로  분류하면   '모텟' (Motet)에  속합니다.    모텟이란  AD 350 , 400년 경 부터 , 즉 , 기독교가  로마 제국의  국교로 되었을  무렵부터   단성부로   시작된  교회음악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다성부로  발전하고,   반주에  다양한  악기들이  도입 되면서,   19세기쯤에는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에  쓰인  좋은  곡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 곡의  키는  D-Maj.로 되어  있습니다.  이  시대의 곡들은   통상  처음부터  끝 까지  같은  키나  모드로  갑니다.    따라서  비교적   단조롭습니다.     그러나  JS Bach가  곡중  변조를  시도  했었고,  모짤트 역시  이 곡중   변화  무쌍한  변조를  여러 곳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선  합창  소프라노 첫  소절을  보시면  A에서  D로 4도를 오르고 ,  F#으로  6도를  건너  뛰어 내려온 다음,  A-G#-G로  이어집니다.  (3,4소절.     37소절도  같은  이유로 설명)
어떤 분들은  이것을  대위법 상의   passing  tone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른 분들은 이를  Lydian  Scale 을  따라 내려온 것으로  해석합니다.   리디안  음계는  고대  희랍 음악에서 부터  보이며 ,  쉽게  얘기해서  지금 쓰이는  한  옥타브를  3온음씩  둘로  나눈  스케일 입니다.    즉, C 에서  F#까지가  하나,  F# 에서  C 까지가  한  단위가  됩니다.   3도  간격으로  쌓아 올리는  화음도   C-E-G  가  아니고,    C-E-F# 이 됩니다   이는  물론  불협화음이지만  다음  노트를  더욱 기대하게 하는  묘한  느낌을  줍니다.       요새   이 스케일과     코드는   재즈 뮤지션들이   즐겨  많이  씁니다.

모짤트는    ' 아베 베룸' 에서  이 리디안 스케일을  따라  올라가고  내려오며,  자연스럽게   조   바꿈을  하는  브릿지로  사용합니다.  ( 3-4 ,  16,  22,  26,  37- 38 소절을 보세요)
이렇게  모짤트는  D장조로  시작해서 d 단조로,  또 거기서   g 단조로 , 또  한 파트가  한 노트를 유지할 때는   다른 파트가  움직여  코드를  바꾸고,  스케일을  따라  오르고  내리며  ,  자유  자재로 변조 하면서,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지루하기는 커니와,   항상 신선감과  기대감을 가지도록  합니다.
"이  곡은  왜 이렇게  반음 진행이   많아?"  라고  생각 되실지 모르지만 ,  이유는  바로  여기 있습니다.      한마디로   모짤트의  천재성  입니다.

또한  이  곡은  통상의 A-B나,  A-B-A형식이  아니고,  A-B-C-D-E 각각  다른 패시지의 진행입니다.  그런데도  전혀  산만하다거나,  다른 생각하거나,   한눈 팔  틈이없고 , 따라가다 보면   나무  일찍  끝이 납니다.

이 곡의  가사 Ave Verum  Corpus는  14세기 부터  카톨릭 교회에서  대대로 내려오며 , 여러 사람이  곡을  붙여  널리 쓰여왔습니다.      그런데  모짤트는  두  곳을  고칩니다.
그  하나는  맨  처음 부분, " Ave  Verum  Corpus "를   " Ave,  Ave  Verum  Corpus "로  고쳐, " Ave"를  한번  더  되풀이 합니다.
다른  한곳은  가사의  맨  마지막  줄,  "오,  자비로운  예수여,   은혜를  베푸소서, 아멘" 을 빼고, "in  Mortis  examine"를  한번  더  되풀이 합니다.
이는 물론  모짤트가   음악적으로   보다  완벽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 때의  교회  사제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을  당해 ,   " 네가  감히?" 하는 식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었겠다 고    이해 합니다.

모짤트는  이곡을  1791년  친구인  안톤  스톨을  위해  썼고,  2년 후  그가  세상을  떠날  때  까지, 레퀴엠을  비롯한  여러  성가들을  남깁니다.    그는 기본적으로  ' 크리스천' 이었다고 여겨집니다.


과연  이곡의  무엇이  저로 하여금  묵상하게하고,  돌아보게하고,  생각에  침잠하게  할까요?
단순히  음악에, 예술에 대한  감동일까요?
아니면 , 하나님의  저에대한  의사 표시 및  전달 수단의 하나였을 까요?


                           Mar. 25. 2011.

ADDANDUM.
이 곡의 연주에 대한 의견, 실제 연주상의  유의 사항, 감상은   훗날  2017년 4월에 썼고, 제목
"'아베 베룸 콜푸스 '의 연주에 대한 실제적 고찰(2)" 로 이 블로그 2017년 4월  3일 자로  올라
있습니다. 
같이 읽으시면  도움이 되실 것으로 사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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