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March 10, 2011

라벨의 '파반느 (PAVANE)'에 대한 이해.

연말  연시에는  많은  크고 작은  파티의  초청장을  받습니다.   그 중  반 이상은  댄스 파티 인데,  지금까지  댄스를  배우거나  해본 적이  없는  필자로서는 , 테이불에  앉아  냉수로  가끔  목을  축이며  여러분의 춤을   감상(?)만 합니다.    몇 십년을  그렇게 지나다 보니, 이제는 그도  시들 해져서 거의 참석을  안 한지가  몇 년 됩니다.      요즈음의  느린 춤곡및  슬로 댄스는   17,8세기에  서로  1 , 2미터 간격으로  마주서서  점잖게(?) 추던  '미누엣 ',' 사라반드' 등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습니다.
파반느는 16,7세기에  널리  쓰인 스페인의  무곡입니다.  그러나  춤은  오늘날  전해지지 않고   미누엣 처럼   그  음악 형식을  빌어  작곡된  음악만  전해집니다.          모리스  라벨 (Maurice  Ravel;1875-1937)의 파반느도 그중  하나입니다.     1899년  피아노 곡으로  처음  쓰여졌고 , 1910년  라벨  자신에 의해  오케스트라 곡으로  편곡 됩니다.
그 곡에는 "돌아간  어린이(공주)를  위하여"란  부제가 붙어있는데  , 실제로는 '어느  특정인을  위해 쓴  곡은  아니라'는  라벨  자신의  설명이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우선,  곡은 4/4, lent(느리게),  1분에  4분음표 52 정도의  템포로 가라고  써 있습니다.  그러나 대개  이 보다는  쪼끔  빠르게 연주합니다.         처음 주제는  프렌치  호른과  오보가  주고  받는데, 이 멜로디는   유명해서    팝송으로 힛트 한적도  있습니다.   호른  악보는" in  G"로  쓰여 있는데,  이 때는' 발브 호른'이   많이 쓰이지 않던  '네추랄  호른' 시대라,  곡  전체의  흐름에  따라 편한대로 'in  G'로  쓰인듯 합나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자세히 설명 하겠습니다.)
다음 주제는  플륫과  클라리넷이  주고  받습니다.    너무 아름답고  슬픈 음악입니다.
곡은  전형적인  ABA 형식 , 즉,  처음주제- 다음주제- 다시 처음주제로 돌아와  조용히 끝납니다.

그러면,  왜  하필이면  스페인 무곡이고  공주인가?    여기에  대해서는  잠간  라벨의  배경을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라벨의  부모는  바스크 족 출신입니다.  바스크족은  스페인과  프랑스에  퍼져 사는  사람들이며,  요즈음에도   가끔 시끄럽기도 하나,    그들의  독특한  문화,  언어,  음식등을  지금 까지  지켜오는  민족입니다.    이  부모의  슬하에서 자란  라벨이  스페인  풍이  많이  섞인    바스크 문화에  일찍  접하고,   익숙해진  것은  자연스러운  일 이었을  것입니다

젊은  라벨은  파리  음악원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는데,   경연대회에   입상하지 못함을   계기로   3년 동안  음악을 집어 치우고  살다가,   다시   가브리엘  포레의  문하생으로   돌아와  작곡을  시작합니다.       이 무렵  쓴 곡 중의 하나가  파반느 이며 ,  라벨 자신도  이곡이 이렇게  널리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고  전합니다.
그는  파리 음악원에서     드뷔시를  만나 친한  친구가 됩니다.    그러나 두사람의  음악은  전혀 달라, 라벨은  장,단조 의  '조성음악'보다는     '장, 단조 풍의   모드음악'을  주로 작곡했다고  알려집니다.     '모드음악'은 간단히  쉽게 얘기해서, 피아노   음 중 에    흰 건반 음만을  사용하는것입니다.  이것은 ' 파반느'에서,   또 여러분이  잘 아시는 '보레로'에서  쉽게 알아  들을 수있습니다.
  그는  소나타를  포함한 피아노곡 다수,  피아노  협주곡,  오케스트라 곡,  현악 4중주곡 등을  남기고  63세를 일기로  1937년   마차 교통 사고로 세상을  떠납나다.

라벨의  음악을  들으면  우리는  무언가  '다름'을  느낍니다.   그들은  '우리가 아직  익숙치 못한   그  무엇' 일수도,    또  라벨 자신만의  특별한  '그   무엇'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저희가   그의  작품을 듣고,  감동하고,  아름다움을  느꼈다면 , 그는  당연히  우리가 아끼고,  존경하는  반열에  서 있어야  할것입니다.


                         MAR.1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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