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February 15, 2011

Antonio Vivaldi 와 "Gloria"에 대한 이해

시건방진 얘기가 되겠으나  , 1960년대 초, 제가 고등 학교 학생 이었을 때의  희망 사항 중 하나가 ,20년 후 조용한 휴일 아침 , 초록 빛 바깥 풍경이 보이는  거실에 앉아  커피 잔을 앞에 놓고, 비발디 '사계 ' 중  '겨울'을 듣는 것이었습니다.

종종 비발디의 작품을 듣고 연주 했으나   그의 성가들은  미국에 와서  Magnificat과    Gloria 를
들으며 처음 접했고, 그후 어느날 Ricardo  Muti 가 지휘하는  Gloria 를 듣고  "바로크 음악을 이렇게도 할 수있구나"하는 강한 감동을 받은 기억이 새롭습니다.

아시다시피 , 비발디는  바로크 시대 (1600-1750) 음악가들 중 이태리를 대표하는 간판 격인 작곡가입니다. 그러나  그는 몇 가지 평범하지 않은 사실로  후세 사람들에게  더욱 각별히 기억됩니다.

기록에 의하면  그는 1678년  이태리 베니스에서 출생하여  (JS Bach 보다 10년 쯤 앞 섭니다), 1741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일생을 마친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1675년 생이라는 설도 있고 사망 년도에도 이론이 많습니다.

그는 성당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아버지에게서   어릴 적 부터  음악 교육을 받고 자랐고 ,나이 25세 때 사제 서품을 받고 신부가 됩니다. 그러니 "건강상 이유" ( 기록에는 만성 병;chronic disease 이라고만 되어있슴) 로 성당을 떠났고 , 고아원에서  어린 소녀 들에게 바이얼린과 합주를 가르치며  작곡과 연주를 했고,  여러곳을  '여행' 했으며,  비엔나에서 나이 60이 넘어 세상을 떠날 때 까지 500 여곡의 작품을 남깁니다.  이는 굉장히 많은 수의 작품 이며 ,   상당히 분주한 활동의 결과로 생각 됩니다.
그러니 당시에 크게 인정 받지 못한 까닭인지,  아니면 여러 곳을 돌아 다녀서인지 알 수 없으나, 그의 행적은 아직도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있습니다.

더욱 이상스럽고 중요한 사실은, 그의  작품들이 그의   사망 후 , 즉 1700년 중반 이후 연주된 기록을 전혀 찾아볼 수없으며, 사람들의 기억에서도  완전히 사라졌다가, 200년 후  미국의 바이얼리니스트 올가 럿지,  이태리 작곡가 알프레도 카젤라 같은 사람들에 의해 악보들이 발견되고, 연주되며,  또 그의 음악에 심취한 분 들이 늘어나고 ,  한 때  이태리 국수주의의 도움도 받아  연구와 악보 발굴이 더욱  활발해 져서 , 오늘 날 약 500여 곡이 세상에 나와 있습니다.

그러면, 오늘날 많은 음악 애호가들에게  거장으로 여겨지는 비발디가 ,또 그의  음악이 200년 동안  완전히 잊혀졌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느누구도 자신있는 대답을 못 합니다.   여러 가정, 학설도 앞 뒤가 잘  안 맞습니다.

미루어 짐작컨데, 당대에 재능은 있으나 별로 주목받지 못한  한 음악가가,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여러 곳을 떠돌며   가끔 지방의 부호나 토호 ,영주들을 위해 곡을 써 주고  적은 사례를 받아 살았었고, 돈을 더 벌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곡을 더 자주 써야만 했으며  , 그 곡을 받은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로  보배로운 가치를 몰라  악보를 아무곳에나 쳐 박아 두었는데,  후일 그 귀중함을 아는 사람들에 의해서   개인의 유물을 정리하는 중에,  혹은 대학 도서관 같은 곳에서 서류 뭉치에 섞여 있다가 발견 된 것으로 사료됩니다.

지금도 적지않은 숫자의 음악 평론가 들이 " 그의 기악곡 들은 다 똑 같다"고 혹평하는것과 연결지어 보면 ,위의 설명은 꽤 설득력을 갖습니다.   그러나,1727년  오스트리아 황제  카알 6세의 후원을  받았다는 기록도 있고  , JS  Bach가  비발디 합주곡 중 열 곡을  하프시코드와  올갠 곡으로 옮겨 놓은것을  보면, 그 시대에 꽤 인정 받았던것 같기도합니다.

지금까지 나와있는 500여곡 중에는  기악곡이 제일 많고,  다음이 오페라,  성가 순입니다.
성가에는  미사곡 , 크레도, 모텟등이 있고, 여기서 말씀 드릴 '그로리아'는  형식으로 보아  '통상 미사곡'의 일부분 같다는 주장도 있으나,    12곡, 연주시간 30분, 그리고 구성을  감안하면 순수 연주용으로 쓴 곡이라고 생각 됩니다.   ( 통상 미사곡은  대개 5곡으로  미사의 순서에 엄격히 따릅니다.)

이  Gloria in D (RV. 589 ; 하나님께 영광 돌리자)는   12곡으로 되어 있고, 여성 보이스만  중창 ,독창으로 쓰인 특징이 있으며,   독창자가 부르고  회중이 응답하는 '레스폰소리알' 형식의 곡도  보입니다.

한 가지 덧 붙일 얘기가 있습니다.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그 시절의 연주 스타일이나 기법에 충실하게  연주해야 하느냐, 그럴 필요가 없느냐 하는것은  오랫 동안  논난이 되어 왔습니다.
언제든지  연주자가   곡을 연주 할 때는   그 작품이 쓰여진  때의  역사적 배경과  동기와  주위환경을  충분히 이해하고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 거기에서  더 나아가  연주자는 자신의 주장을 더해 그 작품을  '재 창조' 해야 합니다.  이는  연주자의  의무임과  동시에  존재 이유이기도 합니다.    ( 제 주장이 너무 센가요?)

교우 여러분,
이번  저희 성가대의  Gloria  전곡 연주를   지켜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Jan. 2005.

이 글은  2005년  그레이스 교회  성가대와  교우들께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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