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February 11, 2011

리오 브라보 (Rio Bravo)

"해는 서쪽으로 지고, 소들은 시냇가로 내려 가네.  새들도 둥지에 붉은 날개를 접으니, 이제 카우보이는 꿈나라에 갈 시간이군."
딘 마틴이 콧 소리 섞인 저음, 휘감기는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는 계속 된다.
"저 계곡에 서린 보라빛 안개를 보게나, 거기가 바로 내가 섬브레로 (챙 넓은 맥시코 풍 모자)와 장총, 사랑하는 말과 더불어 오래 같이 지낼 곳이지."황혼에 물든 텍사스 벌판의 한가한 저녁 풍경이 벤조, 하모니카 소리와 어울려 눈 앞에 환히 보인다.
서부극  '리오 브라보' 에서 딘 마틴은 알콜 중독으로 손이 떨려 제 구실을 못 하는 총잽이로, 보안관 존 웨인의 보좌관이다.  그러다가 심기 일전, 몇 번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 금주를 시도, '멕시칸 장송곡'을 들으며 드디어 술을 끊고, 기폭 장치 없는 다이나마이트를 공중에 던지고 클레이 경기하듯 이를 권총으로 쏘아 악당들 머리 위에서 폭발 시키는 묘기로 무법자들을 제압한다는 줄거리다.

역사상 언제부터 알콜이 인류에 의해 만들어 지고 마시게 되었나 하는 것은 분명치 않다. 일설에 의하면 벌통의 꿀에 빗물이 스며 들어 발효한 것을 원시인이 마신 것이 시초 라고 하니, 거의 인류 역사와 시작을 같이 하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이 있는 곳에는 술이 있었고, 모든 크고 작은 사건에는 주연 및 조연급 소도구로 꼭 끼어 들기 마련이었음은 잘 아시는 바다. 그러니 이에 따르는 폐해도 만만치 않아 지금 알콜 중독은 근본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큰 사회 문제의 하나다.
화학적으로 알콜은 탄소, 산소, 수소로만 이루어진 화합물로, '기름' 종류로 분류된다,  영양학적으로는 일 그램 당 71 칼로리를 내는 '고 칼로리 식품'이다.  그러나 그 안에
비타민, 미네랄 같은 영양소가 없고, 열량도 일 시에 방출되기 때문에 식품으로는 쓸모가 없다.  다만, 그 약리 작용으로 중추 신경을 억제하여 나른해 진다거나 뇌의 '억제, 조정중추'를 또 억제함으로써 일시적으로 해방감이나 자신감등을 맛 볼 수 있는 희한한 물질이다.
그러나 억제함이 과하면 호흡, 순환 중추가 마비되어 생명을 잃는 경우도 있다.  또 알콜은 위 액의 분비를 늘려 위궤양을 일으키고, 간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다량을 지속적으로 마실 때 지방간, 간 경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정신 신경계에 오는 폐해로 중독성이 있어 술 마시는 것이 습관화 되고, 술 없이는 모든 사고나 사람의 기능을 못 하게 되며 나아가서는 항상 취해 있어서 인간의 의무와 권리를 포기하고 비참한 종말을 맞는다.
자주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가지신 분이 "저는 술을 전혀 마실 수 없나요?" 물으신다.  대답은 "맥박이 빨라지거나 얼굴이 붉어 지지 않을 정도로 증상을 못 느낄 만큼 드십시오." 이다.
(알콜 혈중 농도 0.08mg% 이상이면 법률상 자동차 운전을 못하며, 개인 차가 있으나, 0.01mg% 이상이면 자신이 변화를 느낀다고 되어 있다.)
이 대답은 간단히 다시 말해 "드시지 마십시오" 이다.
이 것은 합병증 없는 간 경화 환자에게도 마찬 가지다.

그리고, 어떤 이유로 약을 드시는 분에게는 알콜이 그 약의 효과를 필요 이상 증대 시킬 수도 있고 감소 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진정제, 수면제, 감기약의 주성분인 항 히스타민제가 전자에 속하고, 신장을 통해서 배출되는 페니실린 계통의 항생제는 소변의 양이 증가하기 때문에 혈중 농도가 줄어 들어 약효가 줄어 든다.
오래된 얘기지만 하루 한 잔의 포도주는 혈관 계통 질환 즉, 협심증이나 뇌졸증 등을
줄인다는 일부 학계의 발표가 있었다.  술꾼 중에는 이 학설을 조자룡이 헌 칼 쓰듯 인용하며, 술 마시는 것을 합리화 시키시는 분들이 있다.  그러나 이 것은 공인되지 않는 일부의 주장일 뿐이며, 혈관계 질환에 아스피린을 권하는 의사는 있지만 술 마시라는 의사는 없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아무튼 1920년 대 미국의 '국가 금주령' 처럼 인간의 본성에 역행하는 극단의 조치도 없어야 겠지만, 술은 되도록 마시지 않음이 좋다는 사실은 누구나 항상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칼럼집 "벽을 향한 소리 "에서-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