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February 19, 2011

'종합 진단'의 허상

 한 40대 여자분이 오셔서  말씀하시기를 자기는 3개월 전  직장에서  '종합 진단'을 받고 다 괜찮다고 했었는데 , 계속해서  목이 마르고  소변을 자주 보게되어   다시  의사를  찾게 되었노라 하셨다.
진찰, 검사 결과  ' 갑상선 기능 항진증 ' 이었고  이 분께서는  '종합 진단'을  무성의하게  엉터리로 했음이 틀림 없다고 대단히  화를 냈다.
한 30대 후반  젊은  남자분께서   해마다 하는  '종합 진단'에서는  당뇨가 있다고  하였고  얼마 전  생명 보험을  들 때  혈당 검사는  '정상'이라는  결과를   통보 받았는데  과연 어느 결과를 믿어야 하나   물어 오셨다.
우리 말에는  꼭  들어 맞는  아름다운 형용사 , 부사가  많아서 표현하기도 쉽고    듣는 사람이 아주 쉽게 이해할 수있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영어로는  'blue'이지만  , 우리 말은  '파랗다' ,'퍼렇다', '푸르스름 하다',  '푸르다', ' 푸릇푸릇 하다', ' 푸르딩딩 하다', ' 시퍼렇다' 등등  매우 다양하다.
그 반면에  아주  거창하고  애매 모호한 표현도  많아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좋을대로 해석하게 하여   전혀 사실과  동떨어지게 이해하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위의  '종합진단'이라는 말이  그 중 하나다.
우선 듣기에  이것은  "모든 부분을  검사하고  종합적인 결과를  말 해주는 것 " 처럼 들린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간단한  신체 검사와  당뇨, 간 기능 , 신장 기능 검사 몇 가지,  빈혈 여부 ,통상적인  소변 검사,   나이 드신 분 에게는  대변에 혈액이 섞여있나 여부,   심전도,   그리고
가슴  X-레이를 합해    '종합'이라고   얘기 하는것 같다.     따라서,  이 '종합 진단'에서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는 수 많은  병 중   흔한  몇 가지 병에 국한된다.    그리고, 먼젓번  예의   남자 분 처럼  경한   당뇨병의 경우,  열 시간 쯤의  공복에  피를 뽑으면  정상치가 나오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일단 한번 높다고  얘기 들으신 적이  있는 분은 다음 단계로   당 부하 검사( GTT)나,
헤모그로빈 A1C 라는  검사를 통해  간단히 확인할 수있다.     또한  우리의 간은   용량이 커서 
어느만큼 나빠지지 않으면  간 거능 검사의 수치는 정상인 경우도  많다.     즉,  간 암의 초기에  보통의  간 기능 검사 만으로   발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처음 예에서   말씀 드린  여자분은  갑상선 기능 검사가   '종합 진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을 몰라서  오해가 생긴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면  위의  '종합 진단'이란  필요 없는 것인가?
아니다.  없는 것 보다  있는 것이  훨씬  낫다.
성인에게  흔하고, 심해지기 까지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고혈압 , 당뇨 ,직장암 , 신 부전 ,폐암 ,협심증등이   뜻 밖에  발견되는 수도 많다.
단지  '종합 진단'이리는 용어를   우리 몸의  '모든 질환'을  검사한다고    "확대 해석"하는    중대한 오해는  없어야 한다.

그러면  질병을 가능한 한  일찍 발견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모든 질병 진단의  단초가 되는 것은  우선  자기자신의 느낌이다.    하찮은 일 이라도   무엇이  보통 때와 다르게  지속되는 것을  , 즉   이상을 , 제일 먼저  감지하는 것은   오직  자기 자신 만이   할 수있다.
또 ,  경고 신호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아닐 것이라고 우겨서   중요한 시기를  놓지는 수도 많다.
여러분의 주치의는 항상 전화선 저쪽 편에  대기 중이다.
언제나   대화의 문을 열어 놓는 것은   문제를  일찍  발견하고   보다 쉽게 해결할 수있는   첩경임을  생각하시기 바란다.

그런데  병이 중하게  진전될 때 까지   아무런  자각 증상이 없을 때는  어떡하나?
이것은 ' 인간 능력  한계를 넘는' ,  '어쩔수 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일 이라고    얘기할 수 밖에 없겠다.

                         칼럼집 '벽을 향한 소리'에서-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