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February 6, 2011

가슴 아파

며칠 전 신문을 읽다가,한 칼럼에서 충격적인 사실을접했다. 내용인 즉, 네 사람의 중년 남성들이 골프를 치다가 그 중 한 분이 가슴이 답답하다고 주저앉았다. 그러자 나머지 세사람은 천천히 쉬다 오라며 먼저 떠났고, 고통이 더욱심해진 당사자는 카트를 타고 지나가는 여자 분에게 클럽 하우스까지 태워주기를 부탁했으나 이분도 자기 팀을 따라 갈 길이 바쁟다며 거절, 통증은 더욱 심해지는데 속수무책 앉아 있다가 운줗게 지나가는 골프장 안전원 (시큐리티 가드)을 만나 앰블란스를 불러 병원 응급실로 직행, 중환자실에 입원하고, 수술 받고 그리고 더 큰 병원으로 옮겨져서또 다른 큰 수술을 받았다는 이야기다.
하나님이 보우하사, 첫 단계만 제외하고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려 '급성 심근경색'으로부터 살아 남은 드문 예 중의 하나다.
의사의 입장에서 전말을 재구성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가슴이 답답할 때 이미 심근경색이 돴고, 주저앉았을 때는 통증과 함께 부정맥이 와서 어지럽고, 숨이 가빠졌으며 응급실에 가 입원 후 처음 받은 수술은 '안지오플라스티'라는 막힌 혈관에다 관을 넣어 뚫는 것이었으며 더 큰 병원에서는 "바이패스' 라는 관상동맥 혈관 이식을 했던 것 같다.
그 칼람을 쓰신 분은 성경의 '사마리아인'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이 사건의 원인을 각박한 인심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런데 필자는 여기에다 '무지'와 '무식'을 더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 의사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두려움을 갖는 '심근 경색'이란 무었인가?
사람의 심장은 하루 24시간 쉴 새 없이 피를 온 몸에서 거두어 들인 다음, 폐에서 걸러 산소를  보태고 펌프질해서 온 몸에 다시 보내는 일을 계속한다.
우리 심장의 근육은 쉬지 않고 일하는 튼튼한 특별한 근육이며 그 자체도 근육이기 때문에 항상피를 통하여 산소를 공급 받아야만 살아 움직일 수 있다. 이 심근이 피를 공급 받는 파이프가 바로 '관상동맥'이라는 핏줄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심근이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면, 예를 들어 숨을 쉬지 못한다거나  공기중 산소의 함량이 현저하게 부족하다거나, 폐에 문제가 생겨 산소를 흡수하지 못 한다거나, 또는 폐에서 새 산소를 받은 피를 심장까지 운반을 못한다거나, 관상동맥이 막혔다거나 하는 경우 심근이 제데로 움직일 수 없으며, 따라서 심장이 규칙적이고 힘찬 박동을 못하게 된다.
그리고 위의 여러 이유중,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심근이 요구하는 만큼의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이 때 가슴에 통증이 온다. 그러나 꼭 아프기만 한 것이 아니고 가슴 복판이 거북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목으로 무엇이 치미는 것 같기도 하며, 팔이 저리기도 하고 토할 것 같기도 하다.
이 때 바로 움직이기룰 그치고 안정하면 심장 박동수가 줄어들고 , 따라서 심근이 요구하는 산소의 양이 적어져서 그 좁아진 혈관으로 받는 산소의 양으로 '현상 유지'가 가능해져 일시적으로 위의 증상들이 없어지는 수도 있다. 이 것을 '협심증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관상동맥이 거의 막혀 필요한 산소의 최소량도 공급하지 못하면 위의 증상들은 계속되고, 그동안 산소 공급을 기다리다 못한 심장 근육 세포는 기능을 정지하고 죽는다. 이 것이 심근 경색이다.
이 심근의 죽은 부분이 움직임을 멈추면 심장은 피를 제데로 뿜어낼 수 없으며, 뿐만 아니라 이 때는 부정맥,  즉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현상도 동반하게 된다. 따라서 뇌의 산소 공급이 줄어든다. 이 것이 밖에서 보아 환자가 어지럽다고 하다가 쓰러져 정신을 잃는 때인 것이다.
물론 가슴에 통증이 오는 경우는 협심증이나 심근 경색만이 아니다. 위장의 문제일 수도, 혈관계,폐의 문제일 수도 있디. 또 심각하지 않은 그냥 지나가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 순간 앞을 모르는 우리는 '유비무환', 즉 그 당시로서 가능한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여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상식이고 더군다나 그 문제가 생사여부와 관련된 것이라면 당연히 더욱 진지해야 한다.
따라서 모든 일을 중지하고, 우선 가슴 아픈 사람을 가장 가까운 응급실에 빨리 옮겨 치료 받게 함이 순서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우리 동포들은 가슴 아프고 답답한 증상이 얼마나 심각하고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다.
아마 처음 말씀드렸던 골프장의 여러분도, 시큐리티 가드만 빼고 모두 이 범주에 속했던 것 같다.
다행히 우리가 사는 뉴욕에서는 '911' 전화 한 통화면 몇분 안에 앰블런스가 들이 닥치는 곳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아주 운이 좋다고 할 수 있다. 어떤 분들은 돈드는 것을 걱정한다. 그러나 이 곳은 나중에 자기 능력껏 얼마씩 나누어 갚는 제도가 일상화된 나라이다. 한국에서처럼 입, 퇴원이  안 되거나, 집달리가 차압하는 경우란 없다. 지불 능력이 없다고 인정되면 국가가 부담한다.
이제부터는 가슴 아픈 분들을 만나면 보다 심각하게 여기고 급히 '911'을 돌리는데 인색하지 마시기 바란다.

                    칼럼집 "벽을 향한 소리"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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