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February 9, 2011

고혈압 치료에 대한 오해 몇 가지

"고혈압은 낫습니까?" 하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대답은 "나을 수도았고, 안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혈압이 다른 병에 의하여 생겼을 때, 예를 들어 갑상선 기능 항진 같은 내분비 질환이나, 신장 질환, 심장 구조 이상, 특별한 종양 등등에 의해 부수적으로 왔을 때는 원인 질환을 치료함으로써 고혈압은 '낫는다.'
그러나 90% 이상의 고혈압은 원인을 확실히 모르는, 근치 불가능한 '본태성 고혈압'으로 동맥 경화를 동반한다.  이 때는 식아요법과 약물로 혈압을 내려 정상 범위를 유지하게 된다. 이 경우에는 '나앗다'는 것보다 '정상으로 유지된다'는 것이 타당한 표현일 것이다.
어찌되었든 간에, 혈압이 정상 범위를 유지하면 환자와 정상인의 차이는, 약을 먹고 안 먹는 차이 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치료하여 혈압이 내렸는데 계속 약을 먹어야 하나요?" 하는 물음에도 같은 대답을 할 수 밖에 없다.  근본적인 원인은 그데로 남아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약을 먹지 않으면 당연히 또 오르게 된다.
많은 분들이 저염식은 소금만 제한하는 것으로 알고 계신다. 그러나 저염식은 소디움(나트륨)을 제한하는 것이다. 소디움이 들어 있는 물질 중 우리가 항상 접하는 것은 물론 소금이다.  거기에다가, 생활 수준이 향상된 요즈음,  이에 못지 않게 날마다 마시는 소다 (콜라, 세븐업, 토닉워터 등등) 나 조미료 (미원, 아지노 모도 등등) 들도 소디움을 포함한 제품들이다. 당연히 이들도 제한해야 한다.
음식을 싱겁게 먹으면, 암만 많이 먹어도 괜찮다는 것도 잘 못 알려진 것이다.  싱거운 국물도 많이 들이키면 몸 안에 들어가는 소금의 양은 굉장히 많아진다.
"혈압이 높아지는 기분"이 들어 약을 더 먹는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거의 모두가 위험한 정도까지 높아져도 아무 느낌이 없다.  이 때는 주치의와 먼저 의논하시기 바란다.  또 그리고, 혈압이 낮아지면 뇌에 제데로 피가 전달되지 못해 어지럽다.  즉, 수압이 낮아 고층 아파트에 수돗물이 잘 나오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루 한 번 먹는 혈압약에 경우, 아침에 먹기를 권하는 이유가 있다.  약을 먹고 난 후, 위장에서 소화, 흡수되어 혈 중에 녹아 들어 가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보통 약 먹은 후 4시간에서 12시간 사이에 약에 혈중 농도는 최고치를 유지하게 된다. 
사람의 혈압은 깨어 있을 때가 잠 잘 때보다 10-20mm Hg 가량 높다.  이 높은 시간대와 약의 혈 중 최고치를 맞추어 주기 위해서 한 번 먹는 혈압 약은 아침에 먹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혈압을 날마다 재는 것은 계속해서 정상 범위를 유지하는지 여부를 비교 추적하는 것이다.  서로 비교하기 위해서는 우선 같은 조건하에 잰 것이어야 한다.  즉, 아침에 막 일어나서 활동하기 전이라거나, 세 번쯤 오 분여의 시간 차이를 두고 재어 평균치를 낸다거나 하는 방법들이 있다.  혈압은 항상 같은 수치 일 수가 없다.  왜? 사람은 항상 살아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칼럼집  '벽을 향한 소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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