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February 10, 2011

고혈압에 대한 기본적 이해

군의관 시절, 고교 때 잠깐 선수로 공을 찬 경력이 있어 체육 대회 때마다 심판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사정이야 어찌되었건 간에 한국에서는 축구 못해 본 남자가 없는 지라, 누구든지 동네 축구로 부터 시작하는 풍부한 실전 경험과 규칙에 대한 일가견을 가지고 있다.
거기까지는 좋은데, 이 규칙들이 경험으로 배운 것이 대부분이라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따라서 장군부터 이등병에 이르기 까지 자기 생각과 다른 판정이 나오면 경기장에 뛰어 들어 항의하는 것은 보통이고, 집단 시위, 집단 폭행, 패싸움의 위험 수위 까지 가는 경우가 비일 비재 했다. 따라서 결승전 같은 중요한 시합이면 내 나름데로 비장한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 되었었다.
고혈압도 이와 마찬가지로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 병이라 누구든지 어느만큼의 지식은 가지고 있는데, 그 것이 정확치 못한 경우가 많아 많은 오해와 시행착오를 일으킨다.
통계에 의하면 50세 이상 미국인의 1/3 은 고혈압 환자로 치료를 요한다고 되어 있다.  필자의 사무실에도 매일 뵙는다.  그런데 이 분들 중 극히 적은 일부만이 '혈압이란 무엇인가' 물을 때 정확하거나 비슷한 대답을 하며, 대부분은 그저 ' 높으면 나쁜 것 ' '낮추는 것이 좋다니 그저 따를 뿐' 같은 시원찮은 대답을 하신다.
사람은 항상 피가 돌고, 숨을 쉬어야 살 수 있다.
피는 심장이 수축함으로써 뿜어 나오게 되며, 동맥을 통하여 온 몸 구석 구석을 돌아, 통하여 다시 심장으로 돌아 온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자는 중, 느끼지 못하는 중에도 항상 이 일은 되풀이 되고 있으므로 우리가 살아있는 것이다. 더 자세히 말해서, 심장의 네 개의 방 중에서 온 몸으로 피를 뿜어 내는 곳은 좌심실이다. 피가 뿜어져 나와 대동맥을 거쳐서 중간 크기에 동맥에 이르렀을 때 그 동맥의 안 쪽 벽이 받는 압력이 '혈압'이다.  그런데 심장이 수축해서 밀어 낼 때의 압력과, 다음 수축을 위해 이완할 때 혈관 벽이 받는 압격은 당연히 차이가 있다.  따라서 혈압은 수축시의 혈압과 이완 시의 혈압, 두 숫자로 항상 표시한다.
우리가 물을 말랑 말랑한 고무관을 통해서 멀리 보낼 때는 딱딱한 좁은 관을 통해서 굽이 굽이 멀리 보낼 때 보다 훨씬 힘이 덜 든다. 마찬가지로 혈관이 굳어 있거나 좁아져 있으면 똑같은 거리에 도달하기 위하여 훨씬 강한 힘이 필요하다.  즉, 심장이 그만큼 더 강력한 힘으로 수축하여 피를 뿜어 내야 하는 것이다. 또 혈관 내용물의 부피가 늘든지, 혈관 자체가 굳어 있으면 혈관 벽이 받는 압력은 당연히 커진다.
이 것이 보통의 경우 혈압이 높아지는 이유다.
정의 하기를,  수축기 혈압 150mm Hg/ 이완기 혈압 90mm Hg 이상을 치료를 요하는 높은 혈압, 고혈압이라고 부른다.
덧부칠 중요한 몇 가지가 있다.
사람의 혈압은 시시각각 똑같지는 않으나 일정한 범위 안을 유지하는 것임을 기억하시기 바란다.  또 혈압을 잴 때는 쉬고 있는 상태, 편안한 상태에서 재는 것이 원칙이다.  이 것이 치료 여부에 기준이 되는 '기본 혈압'이다.
길을 가다가 잰다든지, 수퍼마켓에서 한 바퀴 돌고 나서 1불 짜리 자동 기계에서 잰다든지, 한참 일하다가 재는 것은 '기본 혈압이 아니다. 한 예로 십대의 청소년들이 100미터를 전력 질주하고 잰 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220에 이른다.  어떤 의사도 이 것을 고혈압이라고 애기 하지 않는다.  이것은 안정하면 반 시간 내에 '기본 혈압까지 내려가기 때문이다.
자기 나이에 90을 보탠것이 정상이라는 근거 엾는 억지도 있는데,  나이가 들면 혈압이 올라 가는 경향이 있음은 인정하나, 고혈압은 숫자로만 판정한다.
그리고 잴 때, 항상 심장과 같은 높이에서 재야 한다.  머리 끝 혈압이 발 끝 혈압 보다 낮다. 이 것은 지구 중력 때문이다.

                             칼럼집 "벽을 향한 소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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