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February 7, 2011

"결핵 반응"에 대한 이해.

항상 초여름이면 내과의사, 소아과 의사에게 결핵 반응 겁사 ('튜버클린' 테스트, '만토' 테스트) 에 대한 문의가 많이 온다. 여름 캠프와  9월 개학을 앞두고 모든 학교가 결핵 반응 검사 결과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왜 해마다 해야 됩니까?" 부터 시작해서, 한국에서는 아무 말도 없었는데 무조건 9개월 동안 약을 먹으라니 무슨 영문인지 모른다는 전화도 있다. 

나이드신 독자 여러분께서는 초등학교 시절, 예고 없이 하루 아침 도망 가지 못하게 선생님께서 지키는 가운데 팔뚝에 조그만 주사침을 맞던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이삼일 후에 부어 올랐으면 양성, 아무변화가 없으면 음성으로 판정 받고, 음성이면 어깨에 한 방 더 맞아야 했다. 이것을 BCG라 했다.  그래서 양성은 좋은 것,  음성은 한 방 더 맞았으니 나쁜 것으로 간단히 기억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적어도 여기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공식 통계는 없으나 해방 직 후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40세 전 후였을 것으로 추정되며 높은 영아 사망률과 전염병, 특히 결핵이 짧은 수명의 주 원인이었을 것으로 생각 된다.
1970년 대만 하더라도 20세 까지 결핵 반응 검사는 거의 95%가 양성 반응을 보였다.  지금은 한국인 평균 수명이 70세 이상 되며, 주 된 사망 원인도 성인 병이나 암으로 많이 바뀌었으나 결핵은 아직도 상당 부분을 점하고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 가서,  결핵 반응이란 한 마디로 자신이 결핵균과 싸운 적이 있나 없나를 나타내는 검사다.  전에 결핵균과 싸워 본  역사가 있으면 몸안에 항체가 생겨 있으며 이것이 검사에 반응하여 양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나 그 항체가 언제 생겼는지 모른다. 따라서 '언제'인지를 알기 위해 미 보건성은 매년 검사하기를 권한다.  작년의 음성이 금년의 양성으로 변했다면 지난 일년 동안에 결핵균과 싸운 적이 있다는 이야기가 되며, 아마 지금도 싸움이 계속 되거나, 싸움에 져서 감염 상태일 수도 있다.  (그래서 특히 집단 생활을 하는 학교, 군대, 교도소 같은 곳에서는 해마다 엄격히 결핵반응 결과를 보고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음성이 양성으로 변하는 경우에는 가슴 X-레이를 찍어 확인 하게 되며 가슴 X-레이 소견이 정상이라고 하더라도 9개월 내지 일년 동안 항 결핵제를 먹도록 하고 있다.  일단 결핵과 싸워 이겨 '상황' 끝인 수도 있겠으나, 끝났다고 확실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모두 약을 먹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처음 부터 양성 반응을 보이는 나이 드신 분, 특히 동남아 같은 결핵 오염 지구에서 오래 살다 오신 분들도 항 결핵제를 꼭 복용해야 되는가? 여기에는 예외가 있을 수 있다.  즉 X-레이 상 최근에 감염된 소견이 없거나, 증상이 없으면 의사들은 대개 약 복용을 보류하고 두고 보자고 애기한다.
또 한 가지, 어려서 어깨에 BCG를 접종한 사람도 결핵 반응은 양성을 나탄낸다.  이 BCG (Bacille Calmette Guerin]  백신은 결핵균과 같은 가족 (마이코 박테리아]에 속하는 비슷한 다른 균을 약화 시켜 만든 것이다.  이 것을 사람에게 접종하여 결핵 균에 대한 면역성을 기른다는 것인데, 이 백신의 효과에 대해서는 찬, 반 의논이 분분하다.  그래서 주로 결핵 오염 지역에서 안 하는 것 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으로 집단 접종 한다.
이 BCG 접종 후 양성 반응이 된 분은 접종 때문 이라고 생각 될 수도 있고,  정말 감염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이 때는 의사가 다른 소견들과 증상을 참작하여 치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겁부터 내시는 분이 있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얼마든지 치료,
예방이 가능하니 주치의와 상의 하시면 된다.

                  칼럼집 "벽을 향한 소리"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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