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February 16, 2011

식중독에 대한 소고

어느 날 밤, 마악 잠들려고 하는데 가까운 친지 한분께서 전화를 하셨다.  한국에서 오신 손님이 비행장에 마중 나오신 여러분과 식당에서  회 덥밥을 잘 들고 나오시다가, 갑자기 배가 아프고 심하게 토해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 치료 받고  , 몇 시간 후 진정되어 퇴원 했는데 , 이 것이 과연 식당의 잘 못이냐, 아니면 우리 음식 때문이 아니라고 우기는 식당의 항변에도 이유가 있느냐고 물으셨다.
요즈음 심심치 않게, 갑자기 설사하고 토하며 배가  '틀어 올리듯이' 아파,  몇 시간 씩 고생하는 분들을 만난다.
식중독이란 세균, 바이러스, 원충등의 미생물에 오염되어 변질, 부패된 음식을 먹었을 때 나타나는 병이다.    이 것은 음식에 대한  과민 반응으로 나타나는  '음식 알러지'와는  확연히 구분해야 한다.
음식을 처리, 조리하는 과정에서 미생물 (이하 편의상 '세균'으로 칭함) 에 오염되면 세균은 번식하고, 우리는 이것을 '음식이 변한다' 고 얘기하며, 먹는 사람이 알 수 있도록 변해 있으면  안 먹게 되니 더 이상 문제가 없다.    그런데 부패의 정도가 먹는 사람이 모를 정도로 적거나 , 다른 진한 양념 때문에 느끼지 못하고 그냥 먹었다면 우리 몸의 방어 체재가 작동을 시작한다.
우선, 위에는 PH 3 정도의 강력한 위산이 있어  어지간한 균은 여기서 죽는다,    그러나 균의  양이 처리 할 수 없을 만큼 많거나 ,  종류가 강산에도 죽지 않을 만큼 '독종'이면
균의 독소 (톡신; Toxin) 가 위장벽을 자극하고 심한 경우, 점막층을 파괴하여  헐게 한다.
따라서 우리 몸으로서는 말썽의 근원인 이들을 되도록 빨리 없애거나  내쫒아야겠는데, 방법상 위 쪽으로 내보내면 '토하는 것'이고  아래 쪽으로 내보낸면 '설사'가 된다.    이 때 밖에서 보면 심한 복통과 수돗 물 같은 설사 , 계속적인 구토가 나타나는 것이다.
오염된 음식을 먹고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은 미생물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다.  즉, 포도상구균, 연쇄상 구균은 대개 한 두시간 이내이며, 변종 대장균은 24 시간에서 72시간까지 , 브루셀라 균은 반나절에서 하루 가량이다.
신문에서 심심치 않게 보는 생선, 조개에 오염된 비브리오 균은 짧으면 여섯 시간 ,길게는 이틀 후 증상이 나타나는 수도있다.  또  계란 표면에 오염되는 살모넬라 균은 24 시간에서 48시간 가량이다.
다행히 대부분의 식중독은 내보내는 과정 , 즉 설사, 복통, 구토를 한바탕 치르고 나면 차츰 점차 회복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토하지만 않으면 전해질이 섞인 수분 즉, 국물이나 '진저 엘'  같은 카페인 없는 소다를 나간 만큼 계속 조금씩 마시도록 하여 탈수를 방지하고 전해질의 평형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증상이 심하면 수액을 정맥주사를 통하여 공급하며. 균의 종류에 따라 다른 항생제를 투여하게 된다,
십여년 전 , 한국에서 어린이 급식용 빵이 오염되어 한 어린이가 사망한 적이 있었다.  아마 심한 증상에 대처한 수분과 전해질 공급이 늦었든지, 아니면 이미 신장에 이상이 왔는데  수액의 선택이 잘 못 되었든지 하는 이유 였을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치료만 일찍 시작하면 식중독으로 사망하는 경우는 없다.  무서운 비브리오 패혈증은 아무에게나 오는 것이 아니며,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별로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설사를 멈춘답시고,  지사제를 드시는 분이  계신데 빨리 내보내야 될 세균을 오랫동안 몸 안에 둘 이유도 없거니와, 오히려 해로운 일이다.
결론지어,  식 중독은  신선한 재료를 깨끗하게 조리 함으로써  예방함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필자는 생선회와 초밥을 즐기는데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사람이다.    무슨 이유로든지 그 맛을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 중의 하나다.     그러나 항상 당할 각오는 하고 먹는다.

                       칼럼집 '벽을 향한 소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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