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February 21, 2011

흡연의 양면성

1970년 5월, 달성군  성서면 ㅇㅇ사단  신병 교육대 연병장,  필자는 한창 ' 엎드려 뻗쳐' 를 하는 중이었다. 초 여름의 땡 볕은  사정없이  내려 쪼이고, 땀 방울은  줄 지어 흘렀다.    얼굴과  등짝은  따갑다 못해  쓰라렸다.
조금 더 참을까, 아니면 다 내 팽개치고  구대장하고  한판 붙을까 , 한계 상황에  직면한 찰라,  기압은 끝났다.        먼지와 땀 범벅인 얼굴이  심상치 않았던지  그 지방  K대 출신  김군이  소매를 끌었다.   " 후보생이 우짜노 , 마,  참그라."   불붙인 꽁초를 내밀었다.         그 때   깊숙히 들여마신  '화랑 담배'  연기의 그  맛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신기하게도 서너 모금  뿜고 나니  마음의 평정이 오는 것이었다. (이 때의 구대장  M 소위 하고는  훈련 끝나기 전날 밤  막걸리 한 잔으로 화해했다.)

집 안에 담배 피는 분이 없던  때문이었는지  , 흡연에  별 관심없이  중, 고교 시절을 보내고 대학 시절도  덤덤하게  지난 셈이다.  더구나 본과 1학년 해부학 시간에  배당된   실습용 '카데바'가
공교롭게도   생전  애연가 였던지   가슴을 열었을 때   먹물에 담근  스폰지 같던 폐와  검은 굴뚝 안 같은 기도를 보고 꽤 충격을 받았다.    그랬는데 ,  졸업 후  입대하여   훈련소에서  무상 배급하는 화랑 담배로 시작하여    가끔  하루 서너 개비씩  태우는 경지에 이르렀고 ,  그때  미국에 왔다.

온 지  일주일  만에  병원에서 수련을 시작 했는데, 이 때는  낮도 없고   밤도 따로 없었다
남는 시간에는 졸기에 바빴고 , 담배를 태우려면  끽연실 까지 가야했다.  이러다 보니 , 담배와는  자연히 멀어졌고  관심도  끊어졌다.   돌이켜 보면  참  큰  행운이었고  지금도  감사한다.

하루는  시니어 레지덴트 때  응급실  당직을 하는데  , 회진 때  가끔 우리를 가르치던  D 박사가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휠 체어에  실려왔다.     그는  심장 내과 의사였고 ,   손에는 필터 없는  '고전 담배'가  항상 들려있다시피 했던   애연가였다.   병명은  '심근 경색'이었고  얼마 후 저 세상으로  갔다.

요즈음에도 오랜 흡연으로  폐기종이 되어,  앉아있어도  숨이 가빠하는 여러 분을 흔히 접한다.
이 경지에 이르면   금연한다 해도   현재의 상태에 그칠 뿐,   옛날로 돌아가는것은 불가능하다.
즉,   근본적   회복이  안 되는 것이다.
참 안타깝기 짝이없는 일이고, 앞에  앉아있는 나까지  덩달아 가슴이  답답해 지는것 같다.
초기에  담배를  서구에 소개할 때  중대한 역할을 한  젠 니코나   월터 로리는  , 그 당시   이  중대한 문제는  당연히  몰랐을 터이다.

지금은 의학적으로  흡연의  부정적인 면이  공개적으로 알려지고 강조듸어  흡연자는 어디서나 괄세를 받는다.  의학도의  한 사람으로서  참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그러나,  인생사는 그렇게  간단치 만은 아니하다.    훈련소 시절  , 화랑담배 연기의    효험을 인상 깊게 경험한  필자에게는   흡연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기에는  마음 한 구석에   담배에 대한  연민의  정이  짙게   남아있다.      금연 한 다음   또 다시 시작하는  마음을   십분  이해하고도  남는다.

결국,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는것 같다.
담배는  건강에  해롭다.           특히  심장, 폐 기능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여러분은  이 사실을  필히  먼저  아시기 바란다.      여기까지가  주위 사람과  의사가  할 수있는 일이다.
충분히  알고  난  다음에도  꼭 피워야겠다면  , 본인이  후회없는 결정을  하시라.   이것은  아무도  말릴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  흡연으로   잃는것이   얻는것 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너무 크다는것이다.    또  나중에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때 , 이미  때는  늦었다는 것이다.

통상적인  의사의  '겁 주기'라고   생각하지 마시기  바란다.


                          칼럼집 "벽을 향한 소리"에서-

2 comments:

  1. 축하드립니다.

    블로그를 여시고 건강상식과 종교음악의 이해, 그리고 삶의 지혜를 얻게 되어 감사를 드립니다.

    아스토리아 김장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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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감 장로님,
    새로운 곳에서 , 새로운 신앙의 보람 찾으심 축하드립니다.
    감사 드리고,
    우리 항상 뵙시다, 옛 날같이-

    최진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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