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모든 개신교 교회에는 교인으로 구성된 성가대가 있고 , 모든 예배 순서에 직, 간접으로 참여하며 , 규모가 크면 큰대로 ,작으면 작은대로 그 교회의 핵심 중추를 이루고있다.
성가대는 대표, 행정 실무자인 총무, 지휘자와 올갠 , 피아노 반주자 (규모가 크면 오케스트라)가 그 골간을 이룬다. 이 중 대표와 행정 실무자는 교인이며, 지휘자, 반주자는 음악을 공부한 밖에서 초빙된 프로팻셔날 (전문인)이 대부분이다.
그 중, 중심이 되는것은 대표 (성가대장)와 지휘자이며 , 대표는 일 년 단위로 바뀌는데 반하여, 지휘자는 임기의 제한 없이 짧으면 몇 달, 길면 십년 이상 재직하기도 한다.
따라서, 오랫동안 능력있는 한 지휘자와 함께하는 성가대는 대개의 경우 , 여러모로 안정되어 있으며, 음악적으로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항상 수준급 이상의 성가를 들려줄 수 있게된다.
그래서 모든 교회는 그 교회의 사정에 맞고 , 오래 재직하는 성가대 지휘자를 맞음으로서 ,핵심 조직인 성가대의 안정과 화목을 도모하고 , 나아가서는 교회의 성장과 발전을 꾀함은 당연한 일이라 할것이다.
그런데, 성가대 지휘자를 청빙함에 있어서 , 그 대상이나 절차에 대한 교회나 교인 다수의 통일된 의견이나 정론이 없고 , 그때그때 당하여 일을 처리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 그러다보니 그 후 두고두고 골치를 썩이며 인선을 후회하게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인선 당시 어떻게 할 줄을 몰라 그렇게 된 수도 있겠고 , 또는 어느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 약식으로 처리하다보니 잘 못되는 수도 있겠다.
여기에 이 글을 쓰는것은 모든 개개 교회의 특별한 사정들은 접어두고 , 성가대 지휘자 영입에 고려해야할 공통적인 일반적 요건들을 거론 함으로써 , 교회의 시행 착오를 최소화 하고, 인선의 물망에 오른 후보자들의 노력과 수고를 조금이라도 덜어보자는 작은 뜻이 있다.
성가대 지휘자 인선의 요건들은 다음 네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 리더로서 개인적으로 갖추어야할 요건이다.
우선 성실해야한다. 시간이나 약속은 꼭 지켜야하며 , 모든 사람에게 '매사에 틀림없다'는 믿음을 주어야한다.
앞날에 대한 꿈이 있어야한다. 임기 응변 식으로 , 그날 그날 때우는 식으로일하면 곧 한계가 온다.
그 꿈을 실현할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능력이 있어야한다.
거기에다가, 교회의 갖가지 잡음과 소문을 참아 넘길 수 있는 참을성까지 겸했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 가장 어려운 일이다.
둘째로는 신앙적인 됨됨이다. 이것은 하나님 만이 아시는 , 후보자의 신앙적인 성숙도를 말하는것이 아니다 후보자가 교회 구성원 다수와 신앙적 의견이 같거나 비슷한가를 얘기하는것이다. 예를 들어, 교회의 분위기가 이지적이고 냉철하며 , 고전적이고 전통 성가를 좋아한다면 , 요즈음 팝 성가를 주로 해온 사람이거나 ' 크로스 오버' 분야에서 일한 사람은 당연히 적응이 힘들것이다.
셋째로, 음악적 능력이다.
우선 음악을 공부한 사람들의 수준은 천차 만별이고 , 전공도 다 다르다.
다시말해서, 성악 전공자와, 기악 전공자, 또 작곡을 한 사람과 드물게 지휘를 공부한 사람은 당연히 관점과 스타일이 다르다. 어디에 우선 순위를 두느냐 하는것은, 먼저 교회가 결정해야한다. 한 예로 , 능력있는 연주자가 반드시 훌륭한 지휘자는 아니다. 아시다시피, 스타 플레이어가 감독으로 성공하지 못 하는 경우와 같다. 일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음악적 능력에 대한 평가는 한번에 간단히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 평소에 후보자를 보아왔거나, 겪어 보았던 여러 전문인의 의견이 많은 도움이 된다.
여러 후보 중에서 한사람을 선택 할 때,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이있다.
한 사람씩 발표하는 경연대회 식으로 가며, 음악적 소양이 깊지않은 비 전문인들이 심사 위원 격으로 ' 음악적 능력'을 판정하는 것은 전혀 사리에 맞지도 않거니와 , 결과적으로 전문인인 후보의 마음에 두고두고 깊은 상처를 남긴다. 이것은 교회가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넷째로, "모든 사람을 아우르고 이끄는 능력'이 되겠다.
원칙적으로 성가대는 ' 모든 하고 싶은 사람이 모인곳'이다. 지휘자의 임무는 이 각각의 지적 , 음악적, 신앙적 차이를 가진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서 , 통일된 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지휘자의 존재 이유와 직결되는 가장 어렵고 중대한 일이다.
덧붙일 중요한 사실들이 있다.
음악적으로 , '간단한 성가'는 있어도 '쉬운 성가'는 없다.
역사적으로 , 대원들을 처음부터 기본적인 ,체계적인 훈련을 함으로써 음악적인 수준을 높이겠다는 지휘자는 백이면 백 모두 실패했다. 성가대의 속성 상, 매일 해야하는 개인연습의 지속성과 집중성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성가 대원은 바쁜 생업이 따로 있다. 일요일 하루를 집중해서 연습과 교육을 한다고 하더라도 보이는 성과는 미미하고, 대원들은 지친다.
따라서, 할 수있는 한도 내에서 "성가의 정신을 최대한 구현함"을 목표로 하는 수 밖에 없다.
이렇게 해 가는중 기술적인 문제에 부딛치면 지휘자가 '음악적 목표 조정'과 '기술적 타협'을 통하여 해결 해야한다. 그리고 ' 그때의 최대한 능력 만큼' 성가를 부른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흐르고, 요즈음 말로 '노 하우(know-how)'가 하나 하나 쌓여서 음악적 수준 향상은 부수적으로 온다. 이를 '모자이크 이론 (mosaic theory)' 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 '벽돌 이론 (brick theory)'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객관적으로 체계적 훈련이 없는 교회 성가대가 , 종종 수준급 내지 마음을 울려주는 성가를 들려줌은 바로 이런 예 일것이다.
이것이 지휘자의 능력 차이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대목이다.
대원 중에는 20년에서 길면 40년 이상, 성가대원 경력을 가지신분들도 많으며 이분들은 여러 지휘자들과 일 해본 경험이 있고, 다들 성가대 운영에 일가견을 가지고 있다.
지휘자는 이런 대원들에게 인간적으로, 음악적으로 신뢰를 받아야 성가대 안의 인화가 이루어진다. 이 또한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대강 인선의 요체가 되는 몇 가지를 말씀 드렸다.
여러분 중에는 "이렇게 까다로워서야 어디 적임자가있겠냐?"고 생각하시는 분이 당연히 있다. 그 자리는 그만큼 중요한 자리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끈기를 가지고 찾으면 적임자는 꼭 있다. 이는 역사가 말한다.
교회도 책임이 크다. 가끔 상식과 동 떨어진 결정을 하고, "교회니까" 하고 지나가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있다.
결정 당사자가 책임져야 할 일을 하나님께 책임 전가하고 나중에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교회가 성가대 지휘자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더욱 존중해 주실 때 , 모든일은 순리대로일 것이며 , 더욱 하나님 뜻에 가까이가는 모두가 되리라고 믿는다.
Feb.2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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