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February 18, 2011

레퀴엠 ( Requiem; 진혼곡 )에 대한 이해

15년 전 쯤 개봉된  '아마데우스'(Amadues) 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짤트의  생애를 그린 영화입니다.
시작되면 , 음울하고  스산한 분위기의   교향곡 25번   g 단조가  배경 음악으로  흐르는 가운데,  검은 망토를 걸친  한 사나이가   저벅저벅 걸어 ,  좁은 골목길을 구비구비 돌아,  모짤트 집 문을  쿵쿵 두드립니다.  그리고  어리둥절하는  모짤트에게  짧게  '진혼곡'  작곡을  부탁하고 사라집니다.
감성이 날카로운 모짤트는   갑자기 일을 당해,  작곡을 의뢰 받은 기쁨은 잠시 접어두고,   이것을   하늘이  자기에게  보내는 계시 , 즉  저 세상으로  갈 준비를 하라는  암시로 받아들여,  걱정하고  고민했다고 후일  사가들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는 5개월 후  폐렴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모짤트 사후 , 그 검은 망토의 사나이는  발젝 스투파  공작 집의  집사였고 , 자기 주인을 위해 작곡을 의뢰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왜 그 때  그가  '아무것도 묻지 말라'는 식의  고압적인  자세로   모짤트를  겁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시원하게 설명하지 못합니다.

진혼곡 (Requiem)의 본래 이름은  ' missa prodefunctis'  ,즉,  '돌아가신 분을 위한 미사곡' 입니다.
다시 말해, 세상 떠나신 분의 혼을 위로하고   하나님께 부탁드리는 곡입니다.
그러나 첫 곡의 가사 " Requiem  aternam  donaeis  Domine "" 오 주여  안식을  주소서 " 중  첫 단어를 따서  'Requiem'(편안함,  안식) 이라고 불렀고,   계속 이렇게 불리우다가  공식 이름이 되고맙니다.
진혼곡은 정해진 형식 없이 지내오다가 ,1545년 교황 피우스 5세  때 , 트렌트 종교 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정통 형식을 정합니다.  진혼 미사곡은 바로  예배 진행 순서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introitus(첫 시작 곡)으로 시작하여 ,kyrie(불쌍히 여기소서) ,gradual(양식 주소서 ),sequence  (다음 순서, 이 곡의 주인공에 관한   , 이 미사에 관한  ,그대로 지날 수 없는 , 빼 놓을 수 없는  특별한 
사연 )로 이어진 후,      offeratory (헌금)  ,  Sanctus and Benedictus  (축복 하소서),  Agnus Dei  (신의 어린 양) , communion(성찬)으로 끝 납니다.
거기에다가  매장하는 순서가 있으면   Responsory ("Libera me Domine' ; 주여, 자유케 하옵소서")라는 곡이 추가됩니다.

18세기 이후  모짤트,  벨리오즈,  베르디 들은  sequence  부분에  더욱 극적, 음악적인  비중을 두
어  Dies Ires (심판의 날), Tuba Mirim (나팔 소리 울려라),   Lacrimosa  (눈물 흘리네),   recodare (기억 하소서) 등 여러 곡으로 나누어 ,  이부분이 길어지고, 진혼곡의 음악적 중추가 됩니다. 
그리고  ,베르디는  진혼곡을  음악만 분리하여   음악 회장에서 연주하기 시작합니다.

그 후에   19세기 말의 브라암스,  20세기에 들어와 스트라빈스키, 벤자민 브리튼 들은   기독교 적인 색채를 배제하고,  전사자등  특정인이나 집단을 위한  진혼곡을 씁니다.

이 글의 첫 머리에  말씀 드렸던 영화  '아마데우스'의  마지막 부분에는 , 모짤트가 죽기 바로 전   침대에 기대어   '진혼곡' 멜로디를 노래하고  ,반주 코드를  쥐어 짜듯이 힘들게 말하면 , 그를 시샘하던   당대의 알아주던 작곡가  살리에리가  오선지에  한 소절, 한 소절  열심히 받아쓰는  처절한 장면이 니옵니다.
저희 성가대는 이번  사순절과 부활절에 이 모짤트 진혼곡 중  몇 곡을 골라 부르게 됩니다.

이제부터  여러 교우께서  진혼곡을 들으시며 , 더 큰 감동과  은혜가 같이 하실 때,  이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  외람되고  소박한  희망을 가져 봅니다.

                        Mar.2001

아스토리아 교회 교우 님들 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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