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February 16, 2011

세수 , 다다익선

대학 2학년, 첫 미생물 학 실습 시간이었다고 기억된다.  담당  J 교수께서 다섯 명 씩 그룹으로 나눈 다음 , 그 날의 실험 방법을 설명하고, 한 마디 덧 붙이셨다.
"오늘의 실험 결과를 여러분 일생 동안 기억하기 바랍니다."

우선 다섯 명이 각각 자기 손가락을 배양 접시에  찍었다. 다음에  한 사람은  맹물로 간단히,   다음 사람은  맹물로 5분,  그  다음 사람은 비누 묻혀 간단히,    그 다음 사람은 비누 묻혀 3분,  다른 사람은 비누로 5분 동안 손을 씻게 한 후, 각각 다른 배양 접시에  손가락을 찍게하고 일 주일 동안 배양한 후 열어보도록 했다.
예정된 일 주일 후 ,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 다섯명이 손 씻기전 찍은 배양 접시들은  균주(colony)로 차고 넘쳤다.   '맹물,간단'  접시와   '비누,간단' 접시는  드문 드문 균주가 자라있었다.    그런데  '맹물,5분' '비누,3분'  '비누, 5분' 접시에는   눈을 씻고 보아도 균주는 찾을 수 없었다.   아하!    이때야 J 교수님의 뜻을 알 수 있었다.    손 씻는 것이  이처럼 중요하다는 것을  난생 처음  절실히   깨닫는 순간이었다.

최초로 박테리아(세균)를  발견한사람은 1600년대 후반의 '안톤  폰  레웬훅'이다.   그는 현미경을 가지고  이것 저것 닥치는 대로 보다가  이상한  작은것들을  발견하고 '균(germ)'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그는 이들이 무엇이며 , 무슨 일을 하는지 전혀 몰랐다.   그 때는 모든 질병이나 물질이  부패하는것은   '신의 저주' 때문에   '자연 발생'하는 것으로  믿었다.
지금은 웃지만  페텐코프라는 당시의 저명한 학자는 이  '자연 발생설'을  증명한답시고 콜레라 균을 자신이 먹어 보인적도있다.     파스퇴에르, 코호등의 학자가 실험으로 증명하고,  우여 곡절 끝에 '세균 원인설'이  받아들여진 것은 1800년대에 들어와서다.
세균을 접하지 않거나,  죽임으로써    질병의  전파를 방지하거나  치료가 가능하다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생각의 변화가 왔고 , 따라서 '소독'의 개념도 생기게된다.
처음으로  수술장과 기구를 소독하고,  '무균 수술'의  방법을 쓰기 시작한것은  1800년대  말  미국의 외과 의사  윌리암 홀스테드다.    먼 옛날이 아니다.  지금부터  100여년 전이다.
그 전에는  수술은 성공했으나 합병증으로 죽는것이 태반이었다.  따라서 큰 수술 후에는 의례히 죽는 것으로 알았으며  하늘의 뜻으로 알고  체념했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균 수술과  소독의 개념이 도입된 후로  사망율은  급격히 줄어들었고,  1940년대  항생제들이 개발되어 쓰이기 시작하면서  옛 날에는 엄두도 못 내던 큰 수술도 쉽게한다.

위의 역사적 사실들을 일별 해 보면, 지난 100년 동안에  이 세상은 얼마나 변했는지 간단히 알 수있다.
그러면  독자 여러분 께서는  " 그 시대의 의사들은   도대체 무엇을  한다며  폼을 잡았나 " 물으실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 시대 나름대로   아는만큼  최선을 다 했을 것이며, 다음 세대를 위해 연구에 힘 쓴 결과   오늘의 우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아마 백년 후  사람들이  오늘날을  돌이켜 보아도   이것은 마찬가지일 줄 안다.

손 씻는  얘기를 하다가  너무 많이 나간것 같다.    우리가 모르는 중   손이  우리 몸의 여기저기 병균을 옮겨주며,  건네 받아 계속해서 남에게  전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미안스럽고,  끔찍하고, 겁 나는 일이다.
손 씻는 일은 하찮은 것  같지만,  앞의 실험 결과 처럼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있다.

항상 기회 있을 때 마다  자주 손을 씻으시기 바란다.
그것도   가능하면  비누를 묻혀,   흐르는 물에,   박박 씻으시기 바란다.

그리고  마지막 당부 한 가지,     매 번  씻으신 후  꼭 로션을 발라   손의  피부를  보호하시기 바란다.     이것은  세면대에  비누와 로션이   항상  나란히  자리하고 있도록  하시면  된다.

                      칼럼집 "벽을 향한 소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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